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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가뭄, 설탕값 급등할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4 06:49

수정 2014.10.24 23:08

상품시장에서 설탕값 상승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으로 작황이 악화돼 공급이 달릴 것이란 예상이다.

저널에 따르면 지난주 브라질 최대 사탕수수 협동조합이 가뭄으로 인해 주요 생산지역 작황이 전년비 6.7% 감소한 320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라면 2000년 이후 14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게 된다.

브라질 원당 작황 악화는 이전에도 설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곤 했다.

지난 2000년에는 가격 하락으로 사탕수수 재배가 줄면서 브라질의 원당 생산이 25% 급감했고, 그 해 세계 설탕 가격은 배 이상 폭등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상품 포트폴리오 담당 선임 부사장 질리언 러더포드는 "지금 그 어떤 예상보다도 시장이 더 빠르게 빠듯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핌코는 원당 투자를 계획보다 늘렸다.

공급 감소 전망은 선물시장에서 설탕 값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ICE 선물시장에서 올들어 설탕 원재료인 원당 가격은 3.4% 뛰었다. 원당 거래 규모는 160억달러(약 16조원) 수준이다.

설탕 가격 오름세는 식료품업체부터 식당, 소비자 모두에 악재다.

특히 설탕 가격이 다른 식료품들에 비해 낮은 수준을 수년 동안 유지한 덕에 식품 업체들이 생산품 가격을 관리하는게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그렇다.

투자은행 스티븐스의 식당 부문 애널리스트 윌 슬라바프는 "이같은 흐름이 변하면 몇몇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널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인용해 헤지펀드 등이 2월말 이후 설탕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이달초 이같은 베팅 규모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브라질 작황이 좋지 않다고 해도 최근 수년간 쌓인 재고가 충분해 수급이 빠듯해지는 일은 없고, 되레 설탕 가격은 올해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현재 전세계 설탕 재고량이 사상최대 수준인 7100만T으로 약 148일 분량에 이른다면서 설탕 가격이 뛰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어리 선물의 마이크 시어리 사장도 "설탕이 너무 많다"면서 설탕 가격이 하락하는데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대다수 펀드 매니저들은 브라질 외에 세계 최대 설탕 소비국 인도의 가뭄 등 다른 변수들도 있다며 설탕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인도는 통상 설탕을 자급자족해왔지만 지난 6월 가뭄으로 사탕수수 작황이 악화됐다.


영국 설탕 중개업체 차르니코는 올해 5년만에 처음으로 설탕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50만T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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