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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시대는 갔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42

수정 2014.10.24 21:28

【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태블릿 PC가 업체들 간의 과열 경쟁과 유사 제품의 출현으로 인해 점차 마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블릿은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4년전 최초로 선보인 이후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주목을 받았으며 개인용 컴퓨터(PC)보다 세상에 더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고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 돼 태블릿에 대한 회의론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PC시대의 선구자인 델 컴퓨터의 창업주 마이클 델은 이달초 자신의 트윗에서 "생산성이 어디서 오는가. PC는 다시 증가하고 있고 태블릿은 감소하고 있다"고 적었다.

애플의 분기실적에서도 태블릿인 아이패드의 판매가 현저히 줄었다. 전분기 동안 아이패드는 모두 1330만대가 팔렸다.
아직 연 매출이 300억달러(약 30조8000억원)에 이르고 있어 효용가치는 높지만 2년 전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태블릿의 가격은 평균 444달러(약 45만원)로 2010년 첫 출시 때의 650달러(약67만원)보다 무려 32%나 하락했다.

아이패드의 판매가 둔화되기 시작한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등장하고 나서부터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기들 덕택에 지난 분기 세계 전체 태블릿 판매는 11%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57% 증가율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이로 인해 태블릿이 PC를 따라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지난해 태블릿 판매는 2억2000만대였으나 PC는 3억1600만대였다. 올해엔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기종의 제품들도 태블릿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 랩탑의 대체 기기인 구글의 크롬북은 최근 판매가 눈에 띄게 늘면서 태블릿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태블릿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것은 비즈니스 부문에 대한 장악 실패가 주된 이유다. 태블릿은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휴대용 컴퓨터로는 유용하지만 비용을 신경써야 하는 기업들엔 부담이 되고 있다.


아이패드 판매가 부진한 또 다른 이유는 새 운영체제가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일반 랩탑과는 달리 아이패드는 한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태블릿은 편리하고 인터넷 접속이 빠르다는 장점 외에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길어지고 애플리케이션(앱)도 다양해지고 있다.
값싼 제품은 이제는 계산기 가격과도 별 차이가 없는 100달러 이하에도 판매되면서 결국 앞으로 사용이 더 넓어질 소지는 남아있다고 FT는 전했다.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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