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국제 해운업계 비용절감노력에 범선 부활하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8 16:41

수정 2014.10.24 21:01

경기불황과 유가상승으로 세계 해운업계의 재정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와중에 범선을 부활시키자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최첨단 신소재를 동원해 옛 범선보다 빠르고 현대 상선들보다 기름은 적게 쓰는 친환경 상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일부 조선사들이 21세기형 범선개발에 착수했으며 실용화를 위한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조선사인 윈드십은 합금과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범선 개발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영국 롤스로이스와 B9선적도 합작으로 천연가스와 풍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소형 하이브리드 화물선을 설계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내세우는 모델들은 선체에 대형 낙하산을 장착하거나 실린더 모양의 회전날개를 설치하는 등 각양각색이다.
윈드십의 공동창업자 가이 워커는 WSJ와 인터뷰에서 신형 범선들이 쓰는 날개모양의 돛은 재래식 캔버스 돛의 250% 가까운 추진력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러한 논의가 나온 배경이 비용절감과 환경문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세계 경제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탓에 해운 업계 전반에는 유휴설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가는 유가는 운송비용의 80%가 연료비인 업계 특성상 심각한 재정 부담이 되었다. 예를 들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선박을 이르는 파나맥스급 화물선의 경우 하루에 37t의 연료가 필요하며 연간 610만 달러(약 62억6100만원)의 연료비가 소모된다. 이에 대해 윈드십측은 과거 10년 동안 3000개 이상의 항로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운항하는 신형 범선을 이용하면 연료비의 3분의 2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범선을 이용하면 환경면에서도 유리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세계 원유 사용량의 10%는 배를 움직이는 데 쓰이며 특히 선박은 질 나쁜 벙커유를 쓰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인간이 배출하는 대기오염의 3.3%는 선박에서 나온다.

문제는 차세대 범선이 워낙 새로운 개념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선사들이 없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운영 중인 윈드십은 현재 범선의 컴퓨터 모델링만 마친 상태며 내년 2·4분기에나 시제품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계최대 해운선사 머스크의 야스퍼 보센쿨 전략 연구개발 대표는 "이러한 종류의 신기술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아직 기술이 추상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발사가 신형 선박이 상당한 연비 절감 효과를 낸다는 점을 입증해야 투자자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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