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임박..오바마 등 親영국파 줄줄이 “반대”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6 14:59

수정 2014.09.16 14:59

오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반대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내부의 문제이긴 하지만, 독립 찬성의 결과가 나올 경우 전세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주민투표가 임박해오자 '친(親)영국 연합왕국(UK)' 쪽에서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잇따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반대가 우세할 것이라는 분위기와 달리, 사전 여론조사에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날 미국 백악관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관해 "강하고 견고하며 연방 형태의 영국을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오바마 행정부가 핵심동맹국인 영국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화한 셈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독립은 스코틀랜드 주민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영국이 강하고 견고하며 연방인 국가, 실질적인 파트너 국가로 남아 있는 게 미국의 이해와 일치한다. 궁극적으로 최고 이익이라고 믿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미국은 좋을 게 없다.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국의 힘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슬람국가(IS) 공습,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 제재 등 복잡한 국제정세에서 '과거와 같은' UK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스코틀랜드계인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영국 연합의 분열은 영국의 축소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이 강력한 동맹을 요구하는 시기에 서방에게는 비극"이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을 우려하는 각계의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FT와 인터뷰에서 ". 분리독립 진영의 독립후 경제 전망은 믿기 어렵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했을 때 가져올 경제적인 결과는 놀랄 만큼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앨런 전 의장은 독립후 통화 문제를 가장 우려했다. 분리독립 진영의 주장대로 파운드를 통화로 계속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독립 스코틀랜드의 의도와 상관없이 재정정책이 달라지면 통화가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이번 스코틀랜드 독립투표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독립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 주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자치주들의 분리독립 요구를 받고 있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더 민감한 반응이다.

티베트와 신장위구르지역의 독립문제로 골치 아파하는 중국도 속내가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6월 영국 방문때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영국이 지금 그대로이길 바란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투표가 임박해오자 영국은 더욱 혼란스럽다. 찬반 진영간의 막판 유세는 '경제불안론 대 경제번영론'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스코틀랜드 독립시 북해 유전개발 차질, 일자리 급감, 통화가치 및 부동산가격 하락 등 온갖 경제불안 요소들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 석유산업도시 애버딘을 찾아 "독립은 별거가 아니라 고통스런 이혼이 될 것이다.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며 경고했다. 이에 분리독립 진영인 퍼거스 유잉 스코틀랜드 에너지 장관은 "스코틀랜드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다"며 북해 원유고갈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AFP통신은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힐의 배당률 베팅 현황을 인용해 독립투표가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배당률이 훨씬 높은 독립투표 부결에 돈을 건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조사할 때마다 찬반이 다르게 나오며 여전히 박빙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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