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알리바바, 美 증시를 뒤흔들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6 17:43

수정 2014.09.16 17:43

알리바바, 美 증시를 뒤흔들다

가난한 영어교사 출신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미국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성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덩달아 알리바바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알리바바는 250억달러(약 26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규모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의 IPO에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공모가 범위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당초 알리바바는 공모가 범위를 주당 60~66달러로 잡았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이를 다시 66~68달러로 높였다. 다만 발행 주식수는 그대로 뒀다. 알리바바와 야후를 포함한 대주주들은 3억2010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알리바바의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34.4%), 야후(22.6%)다. 마 회장은 지분 8.9%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가장 높은 공모가(68달러)로 책정될 경우, 단순계산해 알리바바는 IPO에서 218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다. IPO 주관사가 이른바 '그린슈(Green Shoe)'라는 초과배정옵션을 행사하면 조달금액은 최대 250억달러에 달한다. 그린슈는 주관사가 기존 주주로부터 초기 공모물량 이외의 주식을 공모가에 살 수 있는 권리다.

알리바바의 공모가 성공하면 지난 2010년 중국 농업은행의 220억달러 공모 기록을 갈아치우는 역대 최대다.

또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큰 인터넷 상장사가 된다. 상장 이후 시가총액에서도 전자상거래시장의 라이벌인 아마존(1600억 달러·약 16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르면 16일 투자 주문을 마감할 것으로 WSJ는 전했다. 공모가는 18일 장 마감 후 최종 결정된다. 알리바바는 19일 티커(종목코드) 'BABA'로 거래를 시작한다.

마 회장은 최근 IPO 성공을 위해 미국에 이어, 홍콩에서 대형 투자사와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을 만나는 로드쇼(투자설명회)를 잇따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마 회장은 "미국, 유럽 시장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다. 이번(IPO 투자)이 좋은 기회"라고 했다.

영어교사이던 마윈은 1999년 알리바바를 설립했다. 마윈은 유명대학 출신도 아니고,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도 없다. 간신히 대학에 들어가 졸업해 영어교사로 일했다. 그러다 인터넷 IT(정보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마윈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열고 창업했다. 하지만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던 마윈의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는 다시 공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구축 사업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18명의 창업자들이 자본금 50만위안(당시 약 7000만원)을 들고 알리바바를 세웠다. 골드만삭스(500만달러)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2000만달러)으로부터 투자자금도 끌어모았다.

창업 15년을 맞는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4%를 점유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판매 2억5000만건, 총 2480억달러(약 257조원)어치 거래 기록을 세웠다. 올 2.4분기 매출은 157억7100만위안(약 2조6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성장했다.
순이익도 3배가량 늘어난 124억400만위안이나 올렸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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