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총선 부정 시위 확산.. 푸틴,대통령 3선 도전 ‘빨간불’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11 17:57

수정 2011.12.11 17:5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내년 대통령 3선 도전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 60여 곳에서 지난 4일 치러진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선거무효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모스크바에서는 경찰 측 집계로 약 3만명, 시위 주최 측 집계로는 최대 10만명이 넘는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7000명 등 주요 도시에서도 수천명씩 시위를 벌였다.

AP통신은 모스크바의 경우 모스크바 광장과 인근 도로에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시위대가 몰려 일부 시위대는 다른 이의 발을 딛고 서 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소련 연방 해체 이후 최대 규모였다.

러시아 경찰은 이날 이례적으로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지 않았고, 모스크바에서는 3만명 규모의 집회 신고도 받아들였다.

또 국영 TV는 모스크바 상황뿐만 아니라 주요 도시의 시위 상황을 자막으로 실시간 전달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선거무효와 관련자 처벌 요구와 함께 '푸틴 없는 러시아' '(집권) 러시아연합당(URP)은 사기꾼과 도둑의 당'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는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 있던 재야인사들과 야당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푸틴 총리와 집권 URP에 부담이 되고 있다.

자유주의자들부터 공산당, 국수주의자들까지 모두 푸틴과 URP 타도를 외치고 나섰다.

대표적인 러시아 국수주의자인 유명 블로거 콘스탄틴 크릴로프는 "URP는 기적을 만들었다"며 "우리 모두를 URP에 대항하는 하나로 묶었다"고 말했다.

시위 주최 측은 오는 24일 추가로 시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위가 이어지면 지난 2000년과 2004년 대통령을 연임한 뒤 다시 내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푸틴 총리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다.

그는 연임 규정에 묶여 2008년 대선에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총리로 실권을 장악했다.

한편 오는 24일로 예정된 두 번째 시위는 향후 러시아 정국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 번째 시위까지의 공백이 시위 주최 측에는 시위 열기를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되지만 러시아 정부로서는 사태를 진정시킬 시간이 된다.

동기부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시위는 점차 사그라들 전망인 데다 지금으로서는 푸틴을 대체할 인물도 찾기 어렵다는 점이 반 푸틴 진영으로서는 고민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사태로 집권 URP의 일방적 정국운영에 일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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