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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수익성 없다.. 전기차 중단”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25 14:18

수정 2012.09.25 14:18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인 일본 도요타가 사실상 전기 자동차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대신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자동차(FCV)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혀 다른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포브스와 마켓워치,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 연구개발(R&D) 책임자인 우치야마다 다케시 부회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우치야마다 부회장은 전기자동차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지만 전기차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여전히 소비자들이 원하는 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래 역량은 FCV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 격인 도요타 프리우스 개발을 이끌었던 우치야마다 부회장은 "현재 전기자동차 성능은 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짧은 주행거리, 비싼 가격, 긴 충전시간 등 3가지 문제점이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유가 고공행진 상황 속에서도 전기차는 수익성이 없다는 것이다.


전기 자동차 시장 선두주자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경우 전기차 볼트를 한 대 팔 때마다 최대 4만9000달러(약 5500만원)를 손해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년간 5050달러만 내면 8만9000달러짜리 볼트를 임대해 탈 수 있어 이 경우 GM의 손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GM은 그러나 전기차 개발에 12억달러를 쏟아부은 뒤여서 쉽게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기차 리프를 내놓은 닛산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BC는 도요타가 사실상 전기차 철수를 밝혔지만 GM이나 닛산은 실망스러운 판매에도 불구하고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치야마다 부회장은 전기차에 막대한 개발 비용이 들어가지만 별다른 기술 차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탈(脫)전기차 계획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는 "누구나 전기차를 만들 수 있지만 FCV는 다르다"면서 "FCV에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요타는 2010년 출시 당시 매년 수천대씩 팔 계획이라던 전기차 eQ 판매 예상치를 1년에 100대로 낮춰 잡고 후속모델 개발도 중단키로 했다.

대당 360만엔(약 5100만원)짜리 eQ를 연간 100대씩 미국, 일본 지방정부 등에 12월 중 공급하고, 내년에는 중국에 내놓기로 했다.


도요타는 대신 베스트셀러인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부문은 판매가 저조한 충전식을 제외하고는 강화하기로 했다.

우치야마다 부회장은 14개 새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해 2015년 말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모두 21개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올해 100만대를 넘기고, 2013~2015년 사이 매년 100만대 넘게 팔릴 것으로 낙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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