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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트] 中, 과잉투자 산업 강력한 행정제재 착수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10 03:56

수정 2014.11.05 11:18

【 베이징=차상근 특파원】중국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규제를 강화한데 이어 설비과잉 산업에 대한 행정 제재까지 착수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신식화부 등 중앙부처는 합동으로 설비과잉 업종에 대한 은행여신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한데 이어 전력요금 차별화, 에너지소비총량 제한, 친환경 설비 확충 등 다양한 행정 규제를 동원해 맹목적 설비투자 확대추세를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이번 정책 규제에는 설비투자 관련 책임자 문책, 신·구설비 생산능력 조율 등도 포함하는 등 이전에 볼 수 없는 정책 의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중앙부처가 합동으로 이 같은 강력한 설비투자 규제 정책을 내놓은 데는 지방정부의 반발로 그동안 번번이 과잉 생산시설에 대한 구조조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심지어 과잉 중복투자까지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앙부처가 우선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규제 대상 업종에는 시멘트, 철강, 평판유리, 알루미늄 등이 있으며 이들 업종은 주요 산지별로 중앙정부의 산업합리화 노력과는 달리 꾸준히 설비투자 확충이 진행돼 왔다는 지적이다.

고급 플로트글라스 생산라인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 포함됐으나 때마침 진행된 경기부양정책과 부동산 및 자동차산업 지원정책에 맞춰 시설투자가 급증했다.
2009년부터 2012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서 100여개 라인이 신규 증설됐고 아직도 30~40개 라인 증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업신식화부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플로트글라스 생산라인은 지난해 말 현재 270개에 달하며 이 중 가동중단 라인은 30여개, 가동률은 79.9%로 연속 3년째 떨어지고 있다.

중국유색금속공업협회에 따르면 전해 알루미늄의 지난해 말 현재 생산능력은 2700만t에 달하지만 생산량은 2000만t에 불과해 설비가동률이 74%에 불과하다. 특히 시장판매량은 1902만t으로 관련 기업들의 93%는 적자를 보고 있는 대표적 설비과잉 업종이다.

2003년부터 전해 알루미늄 설비투자는 매년 평균 25%씩 증가했지만 알루미늄 소비는 17.5%씩만 늘어 만성적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추산으로는 2015년에 전국 전해 알루미늄 생산량은 3300만t에 달하지만 신장 등 서부지구에서는 추가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시멘트 업종의 경우 지난해에만 216기의 설비가 추가 설립돼 올해까지 중국의 연 생산 능력은 31억3300만t에 달할 예정이다.

올해 수요가 24억t에 달해도 30% 이상의 유휴설비가 생긴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이들 업종의 생산설비 과잉투자는 이들 산업이 지방의 경제발전(GDP), 세수, 취업 등에 최대의 기여를 하는 지역 지주산업이기 때문이다.

공신부 산업정책사(국) 부사장 먀오장싱은 "지방정부들은 지역산업 생산능력 확충이 지역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라도 쉽게 메스를 대지 못한다"며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전체적인 산업합리화와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부처는 이번 행정규제를 통해 설비감축 및 낙후·도태 대상업종에 대해서는 여신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각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도 징벌적 수준까지 강구하고 있다고 경제참고보는 전했다.

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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