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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붕괴하면 어떤 나라도 안전하지 못해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0 13:33

수정 2014.11.03 14:34

【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신흥 시장(이머징 마켓)의 경제가 붕괴되면 어떤 나라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세계 정책 결정자들은 이머징 마켓의 위기가 악화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지만 현재 인도나 인도네시아 같은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징후들은 지난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머징 마켓이 붕괴되면 글로벌 경제성장을 위협함으로써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중앙은행(BOJ)이 통화완화 정책을 운용함으로써 이머징 마켓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지난 1994년 Fed가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12개월 동안 금리가 두 배로 급등했다.

'채권대학살'로 불리는 94년 통화긴축으로 미 국채 소유주들은 600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는 막대한 채권투자의 손실로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당시 Fed의 정책은 멕시코와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위기를 초래했으며 다음엔 아시아 통화위기로 이어졌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여파로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 손실에서 회복하는데 10년 이상 소요됐다.

최근 Fed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이 결정되자 이머징 마켓으로부터 달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이머징 마켓의 경제성장 둔화와 금융시장의 취약성은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급격히 자금을 회수하지 않더라도 이머징 마켓은 경상수지 적자와 투자손실, 높은 외채수준 등 펀더멘털의 약화로 인해 언제든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자본 이탈은 외환위기를 야기할 수 있으며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기관들의 대출 억제는 금융비용을 높여 차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신용과 투자등급은 내려갈 수 밖에 없고 이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현재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 페루, 터키 등 상당수 이머징 마켓은 이미 이런 악순환을 겪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서지만 이는 오히려 외환보유고를 축소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머징 마켓의 붕괴가 곧 미국과 유럽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머징 마켓은 글로벌 경제성장의 60~70%를 차지했다.
이들은 외환보유고로 7조4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를 미국과 일본, 유로존, 영국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이머징 마켓은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면 해외자산을 정리할 것이고 그 여파로 선진국들의 증권시장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머징 마켓의 수출 수요가 감소함으로써 회복기에 들어선 선진국들의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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