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캐나다 투자 이민 폐지, 몰려드는 중국 부자들 때문?

전선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13 14:23

수정 2014.10.29 18:55

【로스앤젤레스(미국)=전선익 특파원】 캐나다가 몰려드는 중국 부자들 때문에 마침내 투자 이민 정책을 폐지했다.

12일(현지시간) CNN머니와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앤드메일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중국 부자들이 애호해 온 현행 투자이민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는 지금까지 순자산이 160만 캐나다달러(약 15억 4384만 원) 이상이고 이 가운데 80만캐나다달러(약 7억 7192만 원)를 주 정부에 5년간 무이자로 빌려줄 경우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왔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1986년 처음 실행됐으며 그 이후로 중국인을 비롯해 13만 명에 달하는 해외 이민자들이 혜택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를 악용하는 중국 이민자들이 많아졌지만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캐나다 정부는 지난 2012년 투자이민신청 접수를 중단했고 급기야 폐지를 결정했다. 글로브앤드메일은 사설에서 중국 이민자들이 시민권 취득만을 목적으로 할 뿐, 실질적인 이민이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오래전에 폐지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재무부는 2014년 예산보고서에서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쉬운 투자이민제도로 인해 캐나다 영주권 가치가 추락했다"며 "기존의 투자이민제도가 예상과는 달리 캐나다 경제성장에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급격히 밀려오는 중국인들의 이민에 대한 경계가 커져왔다. 중국인들중 홍콩 시민 30만명이 지난 1989년 베이징 천안문 사태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둔 불안으로 대거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지금까지 중국 본토인 6만7000여명도 이 제도를 통해 캐나다에 정착했다. 지난 2005년 이후 이민이 감소 추세를 보여왔지만 2011년 캐나다 정부 통계에서 이민자의 11.5%가 중국인들이었다.

중국 부유층들의 이민 선호지인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치먼드 시민들은 이민 물결로 돈이 최고라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캐나다 문화와 가치의 실종, 부동산 가격 상승등에 우려를 나타내왔다.

캐나다 야당은 보수 성향의 스티븐 하퍼 총리가 과거 이민자들의 주를 이뤘던 영국과 프랑스인들을 다시 우대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내렸다고 비난하기도했다.

현재 캐나다에 이민 신청을 한 6만5000명의 대기자중 70%가 중국인으로 이번 조치로 이들의 모든 이민 신청이 취소되고 신청비는 환불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대신 현재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이민정책을 준비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의 이번 조치로 투자 이민 제도가 남아있는 국가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50만 달러(약 5억 306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글로벌 금융 위기이후 많은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이민 정책을 펴고 있다. 키프로스는 30만 유로(약 4억 3770만 원)를 투자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해 주고 있으며 포르투갈의 경우 50만 유로(약 7억 2900만원)를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100만 유로(약 14억 5900만원) 이상 사업체에 투자하게 되면 영주권을 부여해주고 있다.
그리스는 25만 유로(약 3억 6400만 원) 이상의 부동산에 투자하면 5년 영주권을 제공하고 있다.

sijeon@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