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성―애플 특허소송 변론기일 연기 왜?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2 17:28

수정 2011.06.02 17:28

정보기술(IT) 업계 핫이슈로 떠오른 삼성전자와 애플코리아 간 소송 변론 기일이 당초 3일에서 오는 7월 1일로 연기돼 배경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동서양 IT업계 '쌍두마차'격인 두 회사가 조율을 거쳐 분쟁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과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삼성전자 측은 "법적 절차대로 시비를 가릴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격돌전 '룰미팅' 돌연 연기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소송에서 변론 기일은 권투시합을 앞두고 양측이 사전에 만나는 '룰 미팅'에 해당하는 것으로 삼성전자 측은 애플을 제소한 이유 및 특허침해 사안에 대해, 애플 역시 처지를 재판부에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중 한쪽이 분쟁을 피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해온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애플 입장에서 삼성전자는 '적'의 위치에 있지만 태블릿PC '아이패드'의 핵심부품 'A5'칩을 공급하는 중요 업체다.

일본 IT 업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소니의 경우 전성기였던 2004년 삼성과 특허 문제를 고민하다 양사 간 각각 '홈네트워크' 기술과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관련 특허를 공유키로 신사협장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소니와 경쟁업체인 동시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위치에 있었다.

특히 삼성은 이번 소송이 애플의 '선공'에 반격하는 의미가 있어 만전을 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의 국내외 특허분쟁은 절차에 따라 법정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겠다는 데 변함이 없다"며 "변론 기일이 연기됐다는 사실조차 최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 1일에야 애플 측으로부터 답변서가 와 변론 기일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을 재판부가 고려,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삼성과 관련한 국내 소송이나 해외 소송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어떤 답변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장 vs 김앤장 로펌 간 대결도 관심

이번 소송은 대형 IT업체뿐 아니라 로펌업계 거두인 법무법인 광장과 김앤장 법률사무소간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적재산권(IP)팀을 보유한 광장에 사건을 위임했다. 광장 권영모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는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에 진학,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공계 출신이다. 그는 지난 24년 동안 특허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주로 국내사를 대리해 외국 기업과의 특허 분쟁을 맡았다.

이에 맞서는 애플코리아는 로펌업계 부동의 1위인 김앤장이 사건을 대리한다. 김앤장 양영준 변호사(사법연수원 7기)는 서울대 법대와 미국 미시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김앤장에 합류, 당초 금융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다.
1987년 통상법 301조를 내세운 미국과의 포괄 협상이 타결되면서 특허법·저작권법 등 지적재산권 관련 법률이 모두 개정된 후 지재권 분야에 집중해 왔다.

삼성과 애플 간 소송은 지난 4월 15일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자사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기술을 베꼈다"며 디자인 관련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애플을 상대로 한국(서울중앙지법)·일본·독일 3개국에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냈고 미국에서도 맞소송을 내 양사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ksh@fnnews.com김성환 조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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