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대 성추행 피해자 “가해자들 얼굴 마주치기 싫어..”

남형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7 13:42

수정 2014.11.05 14:16

술에 취한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의대생 3명에 대해 출교가 아닌 ‘퇴학’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대해 피해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 측이 가해자들에 대해 퇴학 조치를 할 경우 재입학이 가능해 피해자와 마주칠 수도 있기 때문. 이에 피해자가 학교를 떠나는 것까지 고려할 만큼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고대 의대생 사건 피해자의 언니 A씨가 출연해 피해 당사자의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출교가 아닌) 퇴학이 내려지면 고대의 경우 한 학기만에도 재입학이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동생(피해자)이 남아 있을 때 가해자 학생들이 들어온다는 얘기라 너무 힘들어 했다”며 피해자의 심경을 전했다.

A씨는 “동생이 그 학생들 얼굴 마주치는 것도 정말 싫고 지금도 너무 힘든 상황이라 사실 학교를 떠날 생각도 많이 한다”며 피해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과 함께 가해자의 출교조치를 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피해자들의 사과 여부에 대한 질문에 A씨는 “동생이 바로 일(사건)이 있고 난 2,3일 후에 애들(가해자)한테 연락을 해서 ‘술에 취했었지만 너희들이 했던거 기억이 난다’고 했더니 ‘아, 네가 모를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알았냐? 우리는 망했다’는 식의 반응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경찰조사가 3,4일 후에 착수됐을 때 동생한테 ‘우리가 왜 그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미안하다. 너에게 상처준 걸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가해자들에게) 문자가 왔다”면서 “하지만 동생은 거기서 진심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학교는 제 동생이 피해자면 어느 정도 보호를 많이 해 줘야 하는데 만약에 이게 퇴학으로 되는 거면 지금 동생에게는 거의 학교를 나가라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 기회로 학교도 각성을 하고 앞으로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는 좀 더 대처를 잘하고 여자인권을 존중해 주는 민족고대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의대 측은 지난 16일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고려대 의대생들에 대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하지만 결정 내용에 대한 가해 학생의 입장을 마지막으로 듣는 절차가 남아 있어 당장은 징계 수위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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