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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세월호’ 운항 20대 여성항해사 사고구간 운항 처음이었다

뉴스1

입력 2014.04.17 21:48

수정 2014.10.28 06:31

‘침몰 세월호’ 운항 20대 여성항해사 사고구간 운항 처음이었다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침몰 사고’ 당시 여객선 운항을 맡았던 항해사는 경력 5개월의 20대 여성 항해사 박모(25·여)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 항해사는 특히 인천→제주도 방향의 사고 지점에서 세월호를 운항한 건 처음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인1조’로 항해사 박씨의 지시를 받아 키를 조작하는 조타수도 세월호 운항 경험이 5개월에 불과한 조모(55)씨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수로가 좁고 조류가 비교적 센 사고지점에서 경험미숙으로 무리한 변침(變針)을 유발해 세월호를 침몰로 이르게 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지적하고 있다.

17일 만난 세월호 조타수 오모(58)씨는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경험미숙인 박 항해사가 사고 해역에서 운항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씨는 “세월호는 보통 오후 6시30분에 인천을 출발해 익일 오전 8~9시쯤 제주도에 도착한다.
사고 당시 운항을 맡았던 박 항해사-조 조타수 조는 저녁 8시~0시, 오전 8시~낮 12시 등까지 근무하는 조였다”며 “이들은 출항이 지연되지 않았다면 인천부근과 제주도 부근 등에서만 운항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항해사는 사고 지점 근처에서는 운항을 해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씨에 따르면 박 항해사는 15일 저녁 안개로 시야확보가 어려워 출항이 지연되자 평소처럼 제주도 부근이 아닌 ‘험한’ 맹골도 부근을 오전 8시쯤 처음으로 운항하게 됐다.

게다가 운항파트너인 조타수 조씨도 세월호 운항 경험이 5개월에 불과하고,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호흡을 맞춘 것도 길어야 두 달뿐이라 이날 운항에는 경험과 호흡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해당 구간은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만큼 물살이 세지는 않지만 비교적 수로가 좁고 물결 방향이 여러 군데로 조류가 세 이 구간을 지날 때는 보통 ‘수동모드’로 바꿔 직접 키를 잡고 운항해야 한다.

사고 지점은 역삼각형 모양의 맹골도-거차도-병풍도의 한 가운데였는데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를 통과해 들어온 뒤 병풍도에서 방향을 꺾어야 했는데 ‘변침(變針)’ 과정에서 항해사가 무리한 운항을 지시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박들은 항상 직선운항을 하다 방향을 꺾을 일이 있으면 ‘90도’로 방향을 꺾는데 이 과정을 변침이라고 한다. 90도를 한 번에 꺾지 않고 항해사의 지시를 받은 조타수가 2~3도씩 서서히 키를 돌려 방향을 튼다.

여객선 운항은 항해사 한 명과 조타수 한 명씩 총 2명, 3개조가 4시간씩 돌아가며 ‘시간제’ 교대근무를 한다.


교대시간은 저녁 8시부터 4시간 단위다. 예를 들어 오후 6시30분에 운항을 시작하는 항해사-조타수 조는 저녁 8시까지 운항한 뒤 다음조에 운항을 넘기고 다음조는 0시까지 운항한 뒤 4시간 뒤 다음조에 인계하는 방식이다.


오 조타수는 “세월호를 10개월 몰았지만 이번처럼 출항이 지연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사고일 0시~오전 4시까지 조타수로 배를 몰았는데 당시 기계적 결함이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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