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혼자 살기 벅차…” 구조된 단원고 교감 자살(종합3보)

뉴스1

입력 2014.04.18 21:35

수정 2014.10.28 06:06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단원고 교감이 제자들을 잃은 현실을 자책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오후 4시5분께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단원고 교감 강모(53)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인 경찰이 발견했다.

강씨는 유서에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고 남겼다. 또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달라”며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했다.


강 교감은 17일 밤 9시50분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 같은 신고를 이날 오전 1시4분께 접수한 뒤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인솔한 강 교감은 세월호 침몰 직후인 지난 16일 구조됐다. 침몰 사고 이후 진도실내체육관에 줄곧 머물렀으며 그 와중에 간혹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강 교감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게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강씨가 자신은 구조되고 제자들은 사망한 것을 괴로워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강 교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에 진도실내체육관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학생들의 구조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던 단원고 교사들은 믿을 수 없다며 소리내어 울었다.
실종 학생들의 부모들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흐느꼈다.

갑작스런 강 교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단원고도 크게 술렁였다.
그가 소속된 경기도교육청 사고처리대책반 관계자는 자살소식을 접한 뒤 “너무나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진도·안산=뉴스1) 김호 한지호 이상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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