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시 만난 곳이 장례식장일 줄은…’ 숨진 학생 추모 계속

뉴스1

입력 2014.04.20 14:59

수정 2014.10.28 05:50

‘다시 만난 곳이 장례식장일 줄은…’ 숨진 학생 추모 계속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추모 행렬이 사고 5일째인 20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먼저 떠난 친구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20일 현재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6구의 시신은 모두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등학교 학생이다.

로비에 들어서자 마치 학교에 온 듯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복을 입은 조문객도 앳된 얼굴의 10대 청소년이 대부분이었다.

장례식장 지하 1층 102호에 마련된 권오천군의 빈소에서 만난 권군의 후배 이모군(16)은 “학기 초에 몇번 마주쳤을 뿐이지만 너무나도 착한 선배였다”고 말했다.


이군은 “화를 낼 만한 일에도 다른 선배들과 달리 혼내거나 욕을 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런 선배가 만난지 한 달 만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떨궜다.

권군의 친구 김모군은 “누구에게나 친절히 대해줘 인기가 많은 친구였다”며 “스포츠를 좋아해 학교 체육시간이면 항상 활발하게 뛰어다녔다”고 떠올렸다.

지하 1층 103호에 마련된 황민우군의 빈소도 마찬가지였다. 간간이 안에서 들려오는 통곡 소리에 복도에 선 황군의 친구들이 훌쩍였다.

황군의 후배 A군은 “선배가 수학여행 다녀오면 매점에 같이 가자고 했다”며 “그 모습이 생생한데 저기에 누워있는 모습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단원고뿐 아니라 인근 학교 학생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지난 18일에 안치된 김주은양의 빈소에서 만난 친구 B양은 “중학교를 같이 다니다 고등학교가 갈리면서 헤어졌다”며 “꼭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만나게 된 장소가 장례식장일 줄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차웅군의 빈소를 찾은 고잔고등학교 3학년 최모(19)군은 “다른 학교인데다가 학년도 달라 사고로 숨진 학생 중 아는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다른 학생을 살리려다 숨졌다는 정군의 뉴스를 보고 조문하러 왔다”고 말했다.


최군은 “위급한 상황에서 다른 이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줄만한 용기가 내겐 있을 것 같지 않다”며 “그런 용기있는 행동을 한 정군이 희생된 것에 마음이 아린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 이창현군의 발인은 21일 오전 9시에 안산 한사랑병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이번 사고에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강민규 교감의 발인은 21일 오전 5시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안산=뉴스1) 문창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