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주저축은행 간부, 전산조작으로 고객예금 빼돌리고 서류조작으로 불법대출

최순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14 15:53

수정 2012.05.14 15:53

지난 6일 영업정지된 한주저축은행의 여신 담당 간부가 전산조작을 통해 수억원을 입금한 예금주의 예금을 빼돌리고 감정평가서를 최대 10배 부풀려 평가하는 방법으로 불법대출하는 등 총 328억2000만여원의 피해를 은행측에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간부가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 및 같은 은행 이모 이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부당대출을 논의한 정황 등을 포착하고 관련 혐의를 캐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잠적한 이 이사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김 대표를 이르면 오는 21일 소환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산조작 통해 예금 181억원 빼돌려

14일 한주저축은행 이모 여신담당 팀장(45·구속)에 대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이 팀장은 같은 은행 이 이사와 공모해 한주저축은행 전산프로그램의 '테스트모드(Test-Mode)'를 이용, 예금주의 통장에만 돈이 입금된 것 처럼 표시되게 하고 은행 전산에 입금 기록이 남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지난 2월부터 5월 초까지 모두 410명의 예금에서 181억9000만여원을 임의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이 팀장은 과대평가된 허위 감정평가서를 이용, 21명의 차주들에게 모두 146억3000만원을 대출해 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이 팀장은 그동안 지난 2011년 9월 한주저축은행에서 이미 6억~7억원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담보도 3억원에 불과한 차주에게 16억5000만원을 대출해 주는 대가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만 드러난 바 있다.


수사결과 이 팀장은 3억원에 불과한 부동산 담보를 30억원으로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이 팀장이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한번에 1억8000만원에서 15억원까지 모두 21차례에 걸쳐 146억여원의 신규대출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장이 담보물을 과대감정한 허위감정평가서를 토대로 부당 대출해준 감정가액은 모두 219억원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확인할 결과 유효 담보가는 27억원에 불과했다.

■담보평가 부풀리기로 146억원 불법대출

이 팀장은 14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이 이사가 횡령한 돈을 사용했을 뿐 자신이 이익을 취득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7일 잠적한 이 이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를 행적을 쫓고 있다.
검찰은 이 이사와 이 팀장이 지난 2월 한주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 한주저축은행 매각 전에 은행 소유 재산을 빼돌릴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이사가 100억원대 저축은행 자금을 가지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이 이사가 잠적한 배경과 100억원대 저축은행 자금이 이 팀장이 빼돌린 돈 중 일부인 지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주저축은행 관계자는 "검찰이 파악한 2011년1월부터 지난 1월까지 146억원의 대출은 대부분 5년 전 발생한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실이 발생하긴 했지만 100억원대 부당대출은 아니다"고 말했다.

fnchoisw@fnnews.com 최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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