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흥신소 가장한 사기 문자, “혹시 당신도 당하지 않으셨습니까?”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20 10:39

수정 2014.11.06 01:02

흥신소 가장한 사기 문자, “혹시 당신도 당하지 않으셨습니까?”

보이스 피싱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연령이나 계층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보이스 피싱으로 인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가운데 최근 '흥신소 사기 문자'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5일 회사 일정으로 제주도에 머물고 있던 회사원 A씨는 황당한 항의 전화와 문자를 수 차례 받았다. 그는 이후 자신의 명의로 된 전화번호로 흥신소 직원을 사칭한 문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진 사실을 알게됐다.

흥신소 직원을 사칭해 "당신의 뒷조사를 하고 있으니 당장 해당 계좌로 백만원을 송금하라"는 내용의 문자가 A씨의 번호를 송신인으로 설정된 채 수 십차례 발송된 것.

A씨는 이에 집으로 돌아와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계속해서 이 같은 문자를 받은 사람들로부터 항의성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 사례와 비슷한 또 다른 흥신소 직원 사칭 문자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흥신소 사기 문자를 받은 회사원 B씨는 "어느 날 'XX흥신소인데 당신의 불륜 증거를 잡았다. 세상에 알려지기 싫으면 20만원을 계좌로 입금하라'는 내용의 사기 문자를 받았다"며 "나는 미혼인데 이 같은 문자를 보낸 걸로 보아 사기성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법은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비한 대책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취약한 문자를 이용한 신종 문자피싱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중 은행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한국 인터넷진흥원 불법스팸대응센터로 안내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당국에서도 뾰족한 수 가 없기 때문에 예금주 본인 분들이 주의하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중국발 해킹으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가 유출돼 실명을 거론하며 문자를 보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불륜 증거를 잡았다거나 뒷조사를 하고 있다며 돈을 요구하는 휴대전화 문자가 뿌려지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이 같은 사기 문자의 경우에도 보이스 피싱과 마찬가지의 혐의가 적용된다.
돈을 보냈을 경우에는 사기 혐의로, 돈을 보내지 않았을 경우에도 사기 미수 혐의로 고발이 가능하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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