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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선장이 침몰 전 신참 3등 항해사에게 조타 지휘 맡겼다

장용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8 18:24

수정 2014.10.28 06:08

[여객선 침몰] 선장이 침몰 전 신참 3등 항해사에게 조타 지휘 맡겼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는 사고 당시 경력 3~4년차, 입사 5개월차인 신참 3등 항해사가 운항을 지휘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초보 항해사의 급격한 변침'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00여명 등 승객 475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는 18일 오전 '사고 당시 선장이 아닌 3등 항해사가 조타실을 지휘하고 있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성윤 본부장(사진)은 "세월호 선장이 침몰 전 3등 항해사에게 조타 지휘를 맡겼다"면서 "침몰 당시 선장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항해를 지휘하고 있던 3등 항해사는 박모씨(26.여)로 중국 등지에서 2~3년 정도의 승선경력을 쌓았으며 5개월 전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세월호의 선장 이모씨는 수사 과정에서 "침몰 시점에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배가 기울기 시작하자 다시 조타실로 올라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이날 선장 이씨를 세 번째로 소환해 사고 당시 선장이 자리를 비운 이유와 인천~제주 항로를 단독으로 운항한 경험이 거의 없는 박씨에게 조타실 지휘를 맡긴 이유에 대해 집중추궁했다.

검.경은 이날 이 선장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 검토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합수본은 침몰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경은 '급격한 변침'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한편 선박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진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합수본 수사팀장인 박재억 부장검사는 "사고 해역이 선박 변침점인 것은 맞다"면서 "급격한 선회였는지 통상적인 선회였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침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경 합수본은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설치된 검찰의 수사대책본부와 서해해양경찰청에 설치된 해경의 수사본부를 통합한 것으로 17일 오후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18일 0시 무렵에는 사고선박 소속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사무실이 있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합수본이 신속하게 구성돼 수사에 들어가긴 했지만 수사초기 단계로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인 선장과 선원들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정확한 원인규명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폐쇄회로TV(CCTV)나 휴대폰 동영상 등 구체적인 증거물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수사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밝혔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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