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객선 침몰참사] “여기가 잔치집이냐”.. 케밥 자원봉사에 항의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4 12:11

수정 2014.10.28 04:13

24일 진도실내 체육관 앞에서 터키인과 한국인들로 이루어진 한 봉사단이 케밥을 만들고 있다. 이 봉사단은 개인자격으로 왔으며, 이날 점심까지만 활동하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4일 진도실내 체육관 앞에서 터키인과 한국인들로 이루어진 한 봉사단이 케밥을 만들고 있다. 이 봉사단은 개인자격으로 왔으며, 이날 점심까지만 활동하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도(전남)=안승현 기자】자원봉사단체들의 천막이 가득 들어선 진도실내체육관 앞. 24일 오전 이곳에는 터키인 세 명과 한국인들로 이뤄진 자원봉사단이 케밥을 만들어 제공하는 자원봉사 부스를 꾸려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기를 구워 케밥을 만드는 터키인 요리사들의 낯선 모습에 다른 자원봉사 단체로 부터 항의가 빗발쳤다.
실종자 가족들은 상심이 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고기 냄새를 풍기는 것은 실례라는 지적이다. 또 케밥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는 광경 등이 숙연해야할 현장 분위기를 헤친다는 것이다.

안산시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현장 관리센터에 등록을 하지 않고 부스를 차린 것을 문제 삼았으며, 적십자 소속 한 자원봉사자는 "우리가 차린 것인 줄 알고 민원이 제기되고 있으니 여기서 나눠 주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여성 자원봉사자는 케밥을 만들고 있는 봉사단을 찾아와 "실종자 가족들 중에 여기가 잔치집이냐고 항의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께는 뭐라고 할 것이냐"며 "좋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니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인 남녀와 터키인 요리사 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특정 봉사단체나 기업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온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남성은 "도청과 군청에 문의 했더니 담당 팀장이 이 공간에서 하면 된다고 해서 차렸다"며 "그냥 봉사하러 왔을 뿐 소속 단체 등을 밝히지 않고 싶다"며 자세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예상치 못하게 현장에서 항의가 이어지자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분들과 여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 오늘 점심 까지만 만들고 가려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ahnm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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