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마을변호사 시행 1년… 無변촌에 ‘1004’ 활약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0 18:02

수정 2014.06.10 18:02

#. 사채업자의 심한 채무상환 독촉으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A씨는 투병으로 경제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여서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아가던 A씨는 우연히 알게 된 마을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딱한 사정을 들은 마을변호사는 개인파산 절차를 설명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무료 구조 절차를 소개해줬다. A씨는 마을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관할 법원에서 파산절차를 밟았고 빚 독촉에서 벗어났다.

마을변호사 제도가 법률서비스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변호사 선임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법률동반자로 법률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6월 5일 시행한 마을변호사 제도가 변호사 선임능력이 없는 지역 저소득층과의 상생협력에 앞장서는 제도로 자리매김했다고 10일 밝혔다. 마을변호사는 개업 변호사가 없는 '무변촌(無辯村)'에 변호사 1명씩을 위촉해 전화.인터넷.우편 등을 통해 무료로 법률 자문과 상담을 해주는 제도다. 마을변호사는 지난해 6월 시행 당시 250개 마을 415명에서 1년 만인 지난 5일 현재 633개 마을에 변호사수는 1004명으로 변호사 기준 2.4배나 늘었다.

마을변호사 배정을 희망한 읍.면에 변호사가 배치된 비율도 시행 초기 43.6%에서 현재 85.7%로 2배가량 늘었다.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변호사의 단일 공익활동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변호사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상담 내용의 다양화 등 질적 성장도 이룬 것으로 법무부는 평가했다. 임대차보증금, 대여금, 토지경계 분쟁, 통로통행 문제에서부터 이혼, 상속, 교통사고 등에 이르기까지 상담 주제가 다양해졌고 구체적인 해결방안 제시, 중재 등으로 각종 미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일선 지자체와 간담회 및 업무협약(MOU)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한편 인터넷 블로그(mabyun.blog.me)와 e메일 소식지 등을 통해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변호사가 없는 읍·면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일부 읍·면에만 변호사가 쏠리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이 제도가 '변호사들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강제성이 없는 만큼 변호사의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부는 "전국 1만412개 읍.면에 모두 마을변호사를 배정하고, 법률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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