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터디족’ 에 멍드는 대학·학원가 카페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7 15:31

수정 2014.10.25 02:40

#. "학생 2명이 중앙의 6인석 테이블에 앉아 책을 다 깔아놓더니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하러 갔는지 한 시간 가량 자리를 비우기까지 했어요. 너무한다고 생각해 학생에게 정중히 말했더니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정리하더라구요." (서울 안암동 대학 인근 카페 직원 김모씨)

#. "심한 경우에는 한 명이 먼저 자리를 잡아놓고 그 뒤로 다른 학생이 들어와 음료도 시키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함께 앉아 몇 시간씩을 공부하는 경우도 있어요. 카페를 자신의 집이나 독서실 정도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서울 명륜동 대학인근 카페 사장 유모씨)

대학이나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커피숍 등 카페가 이른바 '스터디족'들의 자리 점령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대학이나 국공립 도서관 등 독서실 자리잡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데다 사교를 겸한 학습 등의 공간으로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커피나 음료 한 잔을 주문하고서 몇 시간 또는 하루 종일 자리를 차지해 카페 주인으로서는 영업에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더불어 카페를 찾는 다른 손님들도 자리가 없어 불편을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카페의 스터디족 문화가 정당한 지를 놓고 공방도 확산되고 있다.

■카페 '스터디족'으로 매출 직격탄

지난 16일 오후 고시원과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노량진동의 한 카페. 점심 무렵 66㎡ 남짓한 카페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카페 주인인 김 모씨(48) "손님이 상당히 많은데 유명 프렌차이즈 못지 않은 것 같다"고 묻자 그는 대뜸 "모르는 소리 "아며 "가게 문을 닫아야할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음료 한 잔 시켜놓고 오랜시간 앉아 있는 학생들과 취업 준비생들 때문에 테이블 회전이 되지 않아 장사가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학생들이 음료 한잔 시켜놓고 하루종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공부를 한다"며 "이 때문에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지만 나가라고 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경희대와 한국외대가 인접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는 뜨거운 열기를 피해 들어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노트북을 쓸 수 있는 창가자리는 노트북을 든 학생과 성인으로 10자리가 넘는 좌석이 빼곡히 메워졌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노트북으로 논문이나 레포트를 작성하는 듯한 한 남학생은 3시간이 넘도록 창가 자리를 지켰고, 그룹 스터디를 하는 듯한 5~6명의 학생들로 소란스러웠다

그렇다고 카페 주인들이 손님들을 밖으로 나가게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자칫 잘못 소문이 나면 손님이 떨어질까하는 우려 때문에 눈치 주는 것이 고작이다.

■"카페 스터디는 정당" 반론도

카페 스터디족들은 쾌적한 환경과 접근성 때문에 카페를 애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여럿이 모여 토론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지만 카페는 조용한 분위속에서도 자유롭게 토론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취업준비생 전모씨(29)는 "도서관은 접근성도 떨어지고, 너무 조용해 개인공부가 아니면 (공부하기)힘들다"며 "밝은 분위기의 카페에서 스터디원들과 이야기하며 공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카페의 비싼 음료 값에는 자릿세까지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학생 김모양(18)은 "일반 카페에서 커피 값은 자릿세도 포함돼 있는거 같은데 조금만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고 불편하다"며 "하지만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은 민폐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 최모씨(29)씨도 "규정을 어기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오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자릿세가 포함돼 있어 커피 값이 비싼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배려하는 시민의식·새 아이템 개발이 해결책

전문가들은 올바른 카페 문화 형성을 위한 시민 의식 전환과 카페는 신규 아이템 등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명 커피 프렌차이즈인 카페베네의 김종욱 과장은 "카페는 공간 사용료가 포함돼 있어 누려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카페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국대 경영학과 여준상 교수는 "카페는 회전율 뿐 만 아니라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커피 외 디저트 판매 등 신규 아이템을 통해 객단가를 올리는 것도 좋은 한 방법"이라며 "이는 회전율을 낮지만 객단가가 올라가면 매출은 늘고 손님 역시 불편만 마음은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이병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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