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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는 공공의 적?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4 15:06

수정 2014.10.24 22:46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는 공공의 적?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이용방법을 놓고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 및 서울메트로 등 지하철 운영기관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두줄 서기를 권하고 있지만 바쁜 출근길 두줄 서기를 했다가 뒷사람의 눈총을 맞는 등 '공공의 적'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당초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당시부터 한 줄 서기로 굳어져 왔다. 하지만 잦은 고장과 안전상의 문제 등 한 줄 서기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몇년 전부터 두줄 서기를 권장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천하는 시민들이 정착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한 줄로 서야할 지,두 줄로 서야할 지를 놓고 헷갈려 하고 있는 것. 시민 대부분은 두줄 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쁜 사람을 위해 어쩔수 없이 한줄 서기를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줄서기 하면 공공의 적(?)

24일 오전 8시께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전동차에서 내린 많은 직장인들은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 오른쪽으로 가서 길게 줄을 섰다.
바쁜 출근길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은 오른쪽으로 길게 줄을 선 시민들 옆으로 빠르게 걸어 올라갔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나란히 서있던 커플들과 왼쪽으로 걸어 올라가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한줄 서기 문화가 정착된 상황 속에 두줄 서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캠페인을 실천하는 시민들이 정작 눈치를 봐야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직장인 최모씨(43)씨는 "두 줄 서기를 하다가도 사람이 오면 계속 자리 비켜줘야 하는 불편과 눈치 때문에 두 줄 서기를 실천하기 애매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바쁜 사람들을 위해 배려하는 차원에서 한줄 서기 문화는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과 공익 캠페인을 실천해야 한다는 등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51)는 "바쁜 사람들에게 길을 양보할 수 있는 장점에서 한 줄 서기가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지모씨(33)씨는 "한 줄서기는 안전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두줄 서기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혼란 vs. 안전 사고 우려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돼 자리 잡았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바쁜 사람들을 위해 한켠으로 서자는 취지다. 하지만 한 줄서기가 자리잡을 무렵인 지난 2007년 지하철 운영기관에서 잦은 고장과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두 줄서기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혼선이 생겼다. 한 줄서기가 오른쪽에 하중이 실리면서 기계의 마모나 체인 절단 같은 고장과 이용자의 안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이유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이부형 종로3가 역장은 "운행 중인 에스컬레이트에서 걷거나 뛰다가 넘어질 경우 함께 이용하는 시민들도 도미노 처럼 넘어지게 돼 대형사고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역장은 "특히 기계 고장의 증가로 이어져 편리한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에스컬레이터 이용방법인 '두줄 서기'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김승룡 팀장은 "최근 5년간 사고 통계보면 사고의 80% 이상이 이용자 과실인데 걷거나 뛰다가 발생하는 사고가 많고 7~8월에는 발이 끼는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며 "에스컬레이터 자체가 빨리 올라가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 많은데 편의시설로 인식해야 하고, 노란선 안에 탑승해 뛰거나 걷지 않으면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김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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