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두줄 서면 ‘눈치’..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논란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4 17:49

수정 2014.10.24 22:33

▲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24일 오른쪽에 한 줄 서기한 시민들 옆으로 또 다른 시민들이 걸어서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24일 오른쪽에 한 줄 서기한 시민들 옆으로 또 다른 시민들이 걸어서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두줄 서면 ‘눈치’..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논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는 아직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어요. 두 줄 서기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가급적 두 줄 서기를 지키면서 바쁜 시민들에게 길을 양보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시청역에서 만난 직장인 강모씨)

"서울시에서 두 줄 서기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시민들의 눈치 때문에 실천하기가 쉽지 않아요. 혼자만 실천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습니다."(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법을 놓고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 및 서울메트로 등 지하철 운영기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두 줄 서기를 권하고 있지만 바쁜 출근길에 두 줄 서기를 했다가 뒷사람의 눈총을 받는 등 '공공의 적'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당초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당시부터 한 줄 서기로 굳어져 왔다. 하지만 잦은 고장과 안전상의 문제 등 한 줄 서기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몇 년 전부터 두줄 서기를 권장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천하는 시민들이 정착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한 줄로 서야 할지, 두 줄로 서야 할지를 놓고 헷갈려하고 있는 것. 시민 대부분은 두 줄 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쁜 사람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줄 서기를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줄 서기 하면 공공의 적(?)

24일 오전 8시께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전동차에서 내린 많은 직장인들은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 오른쪽으로 가서 길게 줄을 섰다. 바쁜 출근길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은 오른쪽으로 길게 줄을 선 시민들 옆으로 빠르게 걸어 올라갔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나란히 서있던 커플들과 왼쪽으로 걸어 올라가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한 줄 서기 문화가 정착된 상황 속에 두 줄 서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캠페인을 실천하는 시민들이 정작 눈치를 봐야 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직장인 최모씨(43)는 "두 줄 서기를 하다가도 사람이 오면 계속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불편과 눈치 때문에 두 줄 서기를 실천하기 애매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쁜 사람들을 위해 배려하는 차원에서 한줄 서기 문화는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과 공익 캠페인을 실천해야 한다는 등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51)는 "바쁜 사람들에게 길을 양보할 수 있는 장점에서 한 줄 서기가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혼란 vs. 안전사고 우려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돼 자리 잡았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바쁜 사람들을 위해 한쪽으로 서자는 취지다. 하지만 한 줄 서기가 자리 잡을 무렵인 지난 2007년 지하철 운영기관에서 잦은 고장과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두 줄 서기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혼선이 생겼다. 한 줄 서기가 오른쪽에 하중이 실리면서 기계의 마모나 체인 절단 같은 고장과 이용자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이유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이부형 종로3가 역장은 "걷거나 뛰다가 넘어질 경우 함께 이용하는 시민들도 도미노처럼 넘어지게 돼 대형사고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김승룡 팀장은 "에스컬레이터 자체가 빨리 올라가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편의시설로 인식해야 하고, 노란선 안에 탑승해 뛰거나 걷지 않으면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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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김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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