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딱 3일 함께한 아들… 죽기 전 안아보고 싶어”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23 17:04

수정 2012.09.23 17:04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잃어버린 가족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실종아동찾기)센터에 46년 전에 헤어진 아들을 찾아달라는 민원과 30년 전에 해외에 입양된 30대 여성이 가족을 찾고 싶다는 사연이 각각 접수됐다.

이들 중 생후 2개월 만에 가족과 헤어진 30대 여성은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어 경찰과 해외입양단체, 유관기관 등의 도움이 절실하다.

23일 경찰청 182센터 등에 따르면 김모 할머니(71)는 지난 1966년 모진 시집살이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아들 2명을 낳고 가출한 뒤 46년 동안 아들들의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공무원이던 시아버지의 술주정 및 폭력 등에 힘겨워하던 김 할머니는 가출 당시 둘째 아들이 생후 3일로 이름조차 짓지 못했다.

시댁에서 나온 김 할머니는 첫째 아들 차모씨(48)가 지병을 앓던 중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 할머니는 이후 둘째 아들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댁에서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댁이 대전인 김 할머니는 2010년 6월께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헤어진 부모를 찾고 싶다는 출연자의 외모가 이미 사망한 남편과 매우 유사해 이 남성을 찾기 위해 방송국을 수차례 방문했지만 연락처를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성이 '대전에 위치한 교회에 버려졌으며 이후 시설에서 성장했다'는 사연을 듣게 됐다"며 "둘째 아들이 버려졌다는 점과 버려진 장소가 대전이라는 점, 남편과 외모가 닮았다는 점 등으로 46년 전에 헤어진 아들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182센터의 안내로 유전자(DNA) 채취를 해 놓은 상태다.

김 할머니는 "이름도 모르는 둘째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죽기 전에 아들을 한 번 안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30년 전에 네덜란드로 입양된 유모씨(30·여)도 '친모를 찾고 싶다'는 사연을 우편을 통해 182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유씨는 1982년 1월 14일 서울 마포구 모 조산원에서 출생했으며 친모의 이름은 유은숙(61세 추정)이다. 유씨는 생후 2개월 만에 친모와 헤어진 뒤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국봉사회에 맡겨졌으며 같은 해 3월 네덜란드에 입양돼 현재 이곳에서 성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해 보건복지부의 한 공무원에게 e메일로 도움을 요청했고 이 공무원이 182센터에 사연을 접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182센터는 유씨가 네덜란드에서 우편으로 보낸 머리카락을 실종아동전문기관으로 발송,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유씨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해 182센터에 사연 접수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해외 입양인들이 부모를 찾는 것을 보면서 친모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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