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신여대, 5.18 기념행사 포스터·대자보 불허..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16 11:01

수정 2014.11.06 13:33

성신여자대학교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사 포스터 및 대자보를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성신여대 5.18 바람개비 준비단(이하 바람개비)은 오는 17~18일 광주에서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하는 5.18 전국대학생한마당 및 광주기행 안내 포스터와 함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설명을 담은 대자보를 학교 게시판에 부착했다.

그러나 해당 포스터와 대자보는 게시판에 걸린지 2시간 만에 사라졌다. 바람개비 측이 CCTV를 확인해본 결과 포스터와 대자보를 떼어낸 사람은 학교 관계자였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칙에 따라 학교의 사전허가 및 도장을 받지 않은 게시물은 철거한다고 설명했다.

바람개비 측은 9일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 포스터와 대자보를 들고 학생지원팀을 찾아갔으나 정작 돌아온 것은 게시물 부착 불허 통보였다.


학교 측이 문제삼은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5.18 행사 포스터 및 안내문이 선동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포스터에는 행사에 대한 소개와 일정 정도만 담겨 있었다.

학교 측은 또 대자보에 5.18 운동의 후유증으로 분신, 자살하는 이들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한 것에 대해 내용이 선정적이고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바람개비는 학교가 인가한 공식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을 상대로 활동비를 걷은 뒤 이를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바람개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학내에서 유인물 하나 배포하는 데도 학교 측의 사전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데 학생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대학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대자보 내용이 무조건 옳다는 것도 아니고 이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얘기해보자는 것인데 이런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5.18 기념행사로 게시물 부착 불허 통보를 받은 단체는 바람개비 뿐만 아니다.
지난 14일 이 학교 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한 학회도 5.18 운동의 전개 및 역사적 의의에 대한 설명과 함께 5.18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의 상영회를 연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재하려 했으나 학교 측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이 같은 주제는 학교 밖에서 다루라는 것이 학교측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 관계자는 "대자보에 폭력, 분신, 자살 등 선정적인 부분이 있고 이 같은 활동이 학내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봤다"며 "더욱이 학교에서 공식 인정하는 단체가 아닌 곳에서 학생들 상대로 활동비를 걷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