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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빛과 소금,공복들] (7) 경찰, 일제수색 일주일만에 가출·실종 12명 찾아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19 17:15

수정 2014.10.29 16:16

1.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4일 경북 경주의 한 축산시설을 수색하던 중 10여년간 임금을 받지 못한 지적장애인 2명을 발견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축산업자를 대상으로 장애인들에 대한 폭행, 감금 등의 가혹행위 여부, 국가가 이들에게 지급하는 월 20만∼40만원의 보조금 갈취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2. 전남지방경찰청은 전남 신안의 섬 염전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 일을 하던 한모씨를 구출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서울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한씨는 지난 1993년 일자리 알선 중개업자를 만나 염전에서 일해 왔으며 하루 18시간씩 노예처럼 일하고 한 달에 고작 1만∼2만원을 받았다. 특히 첫 염전 업주가 사망하고 그 아들로부터 2대에 걸쳐 노동 착취를 당했다. 경찰은 이 염전업주를 상대로 범죄행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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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일자리를 구하려고 낯선 사람을 따라나섰다가 외딴 섬으로 팔려가 수년간 강제노역을 해온 장애인들이 경찰에 극적으로 구출되는 '염전 노예' 사건이 발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법질서 안전 분야 부처 업무보고에서 "또 다른 외딴 섬에서 이런 일이 혹시 있지는 않은지 조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라며 발본색원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0일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노동착취 등 인권침해 근절을 위해 관련시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일제수색에 나서 1주일 새 가출·실종자 12명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찰은 염전, 양식장, 소규모 공사장 등 전국 2만6000여곳에 대한 수색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인권 사각지대에 대한 저인망식 합동 전수조사와 함께 노동력 착취 행위, 노숙인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직업소개 유인행위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통장 및 자율방범대, 생활안전협의회 등 지역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관련 첩보를 입수하는 한편 현지 경찰인력의 유착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불법행위 관리체계나 신고접수 체계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심층 조사를 벌이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전체 수색 대상 2만6224곳의 39.3%에 해당하는 1만293곳에 대해 수색을 마쳤다. 이를 통해 가출·실종자로 신고된 12명을 비롯해 무연고자 4명, 임금체불 23명, 폭행·가혹행위 4명, 수배자 41명, 불법체류 5명 등 총 91명을 찾아냈다.
이번 일제수색은 23일까지 계속된다.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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