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향긋한 약초 냄새,앓던 감기도 ‘한방’에 뚝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03 18:18

수정 2010.06.03 18:18

제천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방의 고장'이다. 조선시대 선조 임금의 어의를 지낸 이공기 선생의 고향이기도 한 제천은 우수한 한약재가 모이는 곳으로 손꼽힌다. 향긋한 한약재 냄새가 가득한 제천은 '2010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앞두고 한창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다양한 한방체험으로 건강까지 쑥쑥

수백년의 세월을 견뎠을 소나무가 입구를 가로막은 의림지.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국내 최고의 저수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금은 저수지로서의 기능보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제천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로 자리 잡았다.

의림지의 풍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서인지 한눈에 저수지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정자(영호정)나 누각(경호루)이 있다.
의림지 중앙에는 족히 30m가 넘는 자연폭포까지 있어 가족나들이 터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지금은 물이 탁해져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예전에 호수에는 순채가 많이 자랐다고 한다. 순채는 일종의 물풀로 투명한 우무 같은 한천질(점액질)이 두껍게 감싸고 있는 독특한 식물이다. 당뇨를 치료하고 열을 풀어주는 해독음식으로 알려져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순채는 담백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한방의 도시 제천. 작은 읍내 구석구석에 한약재 냄새가 충만하다. 선조시대 명의였던 이공기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제천은 도시 전체를 한방특화도시로 브랜드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방명의촌. 이곳에는 한방 진료관과 탕제실을 갖추고 있고 한방체험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기수련. 기마자세 형태로 손바닥을 바깥으로 보이며 단전호흡을 하는 기천문 수련을 하면 몸에 있는 다양한 노폐물이 쑥쑥 빠져나가고 내장의 기운이 단단해진다고 한다. 몇 분의 수련만으로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니 해독효과를 나름 믿을 만하다.

이곳 명의촌에서는 한방건강검사도 해준다. 최신 기계로 혈관 나이를 측정해주며 스트레스 지수, 피로도, 체성분 등을 도표화해서 보여준다. 한방 마사지에 약돌 체험을 하고 한방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043)653-7730 엑스포 기간까지는 10인 이상 1만5000원.

■ 뛰어난 약효 지닌 제천의 약초

제천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인 명물 한방촌은 산야초 마을이다. 금수산 자락이 넓게 펼쳐져 있는 산야초 마을. 마을 앞에는 청풍호수가 펼쳐져 눈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산야초 마을에서는 약초를 이용한 생활용품, 천연염색 등 다양한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그중 향기 가득한 약초로 직접 약초주머니를 만드는 체험은 쉬우면서도 실용적인 선물까지 챙길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또한 흔히 일상에서 마주치면서도 잘 모르고 있는 야생약초 및 건강 작물에 대한 교육은 대단히 유용한 생활의 지혜를 제공해준다. 이곳에서는 사상체질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의 삶을 돌아보고 사상의학에 따라 체질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약초를 이용한 묵과 두부 등의 약이 되는 음식과 약초차를 음미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어 그야말로 오감이 즐거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각 체험코스마다 3000∼5000원.(043)651-1357.

약초마을 체험을 하고 나면 다음 코스는 제천 시내 약초시장, 70여개의 한약방이 밀집해 있다. 대구의 약령시처럼 규모가 방대하지는 않지만 산지에서 직접 재배하는 100% 국내산 약재만을 취급하고 있어 명성이 자자하다. 이 때문에 양질의 한약재를 구하고자 하는 도·소매상이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특히 황기, 당귀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물동량의 80%를 생산, 유통하고 있다고 한다.

약초 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약초전시관에는 황기, 황정, 당귀 등의 약재뿐만 아니라 도마뱀이나 해마, 뱀 껍질 말린 것까지 수많은 약재들이 전시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천의 약재는 단지 약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샴푸나 화장품, 방향제 등 생활용품으로 활용되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볼거리·즐길거리 풍성한 제천

제천은 호반도로가 매력적이다. 구비구비 도는 길 한편에는 거울 같은 호수가, 또 다른 한편에는 기암절벽이 눈을 가로막는다. 인적 드문 제천에 ES리조트, 리솜포레스트, 청풍리조트 등이 들어서 있는 이유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제천시에는 충주시와 단양군보다 많은 5개 면이 잠겼는데 정작 이름은 충주호다. 제천 군민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법도 하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충주호를 '청풍호'라 부른다. 청풍호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장회나루에서 청풍나루까지 40분 동안 옥순봉과 금수산, 새바위, 둥지바위 등 절경을 즐길 수 있다. 월악산 국립공원, 청풍문화재단지 등 볼거리도 많다.


청풍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 바로 비봉산(飛鳳山) 정상이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들어선 이곳은 모노레일을 타고 편하게 오를 수 있다.
360도 파노라마의 그림 같은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043)643-2676.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