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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꿈꾸던 귀농, 현실이 된 3년의 기록

박나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4 17:36

수정 2014.10.25 05:52

[책을 읽읍시다] 꿈꾸던 귀농, 현실이 된 3년의 기록

귀농을 꿈꾸지 않는 현대인이 있을까. 특히나 직장에서 나가라는 소리가 들려올 때가 되는 40대엔 그 소망이 더욱 간절해진다. 저자도 그랬다.

저자는 젊은 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45세까지만 돈벌이를 하고 그후에는 자연 속에 묻혀 지내리라 다짐했다. 이것이 얼마나 가당찮은 꿈이었는지는 곧 알게 됐다.

40대 초반이 되자, 도시를 탈출하는 것은 영원히 꿈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보통은 이런 두려움을 인지하기보다 현실의 혹독함과 답답함에 하루를 살기도 힘들어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용감하게 탐색을 시작했고 오랜 조사 끝에 서울 근교 경기 양평에 작은 땅뙈기를 마련했다.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양평 봉상리 젬박골에 정착한 후 첫 3년간의 기록이다. 인터넷 카페에 일기 형식으로 가볍게 올린 글들을 모았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테마로 크게 4장으로 나뉜다. 주제별로 작성된 짧은 에세이들을 통해 자연에서의 사계절을 더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도시생활에 지친 한 도시인이 도시 근교에 작은 오두막을 직접 짓고, 자연적인 삶을 살면서 하루하루 일궈낸 땀으로 쓴 기록들을 모았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일기 형식으로 진솔하게 써냈기 때문에 책상 위에서 써진 보통 책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저자는 산방을 마련해 살면서 도시에서 살며 미처 정리하지 못한 온갖 생의 문제들을 나름 정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전쟁같이 하루를 치르고 닭장 같은 아파트 공간에 누워 천장을 보며 자신의 삶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회의를 느꼈을 것이다. 정작 자기 자신의 마음의 평화를 찾기는 힘든 상황이다.

산방에 정착하게 된 저자는 비로소 자신의 삶과 동시대 사람들, 또 우리가 만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게 됐다고 고백한다. 앞으로 적잖게 부대끼고 상처 나며 살아갈지언정 산방이 있기에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산방은 저자에게 영혼의 평화를 가져다 준 곳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우리시대에 아직 이렇게 자기 나름의 생을 살려고 발버둥치는 특이한 인간을 발견한 독자는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책을 읽고 누군가 공감하여 자연적 삶을 시도하게 되는 계기를 책이 만들어주기를 소망했다.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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