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fnart와 함께하는 그림산책]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신성하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5 16:47

수정 2014.09.15 16:47

수보드 굽타 '러브'
수보드 굽타 '러브'

이 작품의 제목은 무엇일까? 러브(LOVE), 맞다. 하트, 사랑, 마음… 뭐라고 불러도 크게 상관은 없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소재(재료)는 무엇일까? 첫 번째 질문에 비하면 대답하기 쉽지 않다. 언뜻 보면 쇳조각 같기도 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금박 같기도 하다. 거의 비슷하다. 세계적인 인도 작가 수보드 굽타(50)가 올해 만든 이 작품은 황동으로 된 음식용 집게를 소재로 했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신성하다"고 주장하는 가장 그다운 작품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수보드 굽타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말 개관한 중국 상하이 아라리오 갤러리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이번 전시에는 대형 설치와 조각, 회화 등 수보드 굽타의 대표작 및 최신작이 다양하게 출품됐다.

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에 전시된 작품 중 최고의 화제작은 인도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천 개의 놋그릇과 요리 도구, 수도꼭지 등으로 만든 설치작품 '이것은 분수가 아니다(This is Not a Fountain)'다.
그동안 수보드 굽타의 작품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이 대형 작품은 인도 힌두문화의 상징인 정(淨)과 부정(不淨)의 이데올로기를 잘 구현해냈다는 평가다.

또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는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 물과 우유를 양쪽 가득 싣고 달리는 오토바이를 형상화한 작품과 기름을 담는 드럼통을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 작품 등이 전시된다.
먹다 남은 음식이 담긴 접시와 음식물이 달라붙은 포크 등을 세밀하게 그린 30여점의 회화 작품도 눈길을 끈다. 서울 전시는 10월 5일까지.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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