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일본여행]시즈오카현/이즈 슈젠지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10 08:44

수정 2014.11.07 00:07


【이즈 슈젠지(시즈오카)=글·사진 송동근기자】일본을 상징하는 해발 3776m의 후지산이 바라 보이는 시즈오카현. 천혜의 자연과 온천, 역사가 있고, 미각이 있는 곳이다.

시즈오카는 전국에서도 온천과 여관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산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이즈(伊豆)반도의 절경과 함께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온천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매력적이다. 탁 트인 바다와 후지산을 바라보노라면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그래서일까. 이 곳에서는 많은 문학작품들이 태어났다. 그 중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노 마이코’는 이즈를 무대로 한 유랑 예능인 이치자의 딸과 학생간의 소박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것. 따라서 주변을 걷다보면 이에 얽힌 이야기 장소와 문학비가 곳곳에 있다.

도쿄에서 차편으로 1시간 거리인 신칸센(코다마)으로 가다 미시마(三島)에서 다시 이즈하코네선으로 30분만 가면 도착하는 슈젠지(修善寺). 이곳은 홍법대사(弘法大師)에 의해 헤이안(平安)시대 초기에 세워졌다고 하는 조동종(曺洞宗)의 옛 절과 함께 온천으로 유명하다.
슈젠지의 온천은 한 마디로 산속의 온천으로 807년에 홍법대사가 용출시킨 영천이라 전해진다. 그 옛날 홍법대사가 ‘돗코’라는 불구(佛具)로 강가의 돌을 깨뜨리자, 그 자리에서 바로 온천이 솟아났다고 한다. 이런 유래로 ‘돗코노 유(온천)’란 이름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며 오늘날까지 나카이즈(中伊豆 )를 대표하는 온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즈 사람들은 이 곳을 ‘슈젠지의 심벌’,또는 가츠라강변에 솟아나는 이즈지방의 가장 오래된 온천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여행객들은 옹기종기 모여 이곳 아시노유(발만 담그는 온천)에 무릎까지 발을 담그고 여정의 피로를 풀기도 한다. 온천으로도 유명하지만 슈젠지는 중요문화재인 본존의 대일여래상과 카마쿠라 2대 장군이었던 미나모토노요리이에가 감금됐던 절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즈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는 시게츠덴(指月殿)에는 암살된 미나모토노요리이에 어머니 호조마사코(北條政子)가 아들의 명복을 빌며 만들어 놓은 장육석가여래상이 안치돼있다. 이는 선종식이라는 모양으로 일본내에서도 드문 경당이라 한다.


여행객에게 슈젠지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매력은 ‘치쿠린노 고미치’라는 대나무 숲 길.

가츠라가와(桂川)에 걸린 가츠라 다리에서부터 가유데 다리를 지나, 타키시타 다리의 강가로이어진 약 400미터의 대나무 산책로가 더없는 일본의 운치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무수히 곧게 뻗은 대숲속으로 보이는 빨간 다리는 마치 교토를 연상케하며 일본 고유의 풍치를 자아낸다.


이즈는 또한 산과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가 풍성한데 그중 현지에서 맛보는 천연 와사비와 검은 쌀밥,버섯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dkso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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