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2009 뮤지컬 라인업..‘쇼’는 계속된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10 18:42

수정 2008.12.10 18:42


지난 2001년 ‘뮤지컬 빅뱅’ 이후 급성장을 거듭해오던 뮤지컬 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불황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지만 이번 위기를 내실을 다지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불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지만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는 계속돼야 한다”고. 내년에 선보일 주요 작품을 중·대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LG아트센터=공연제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극장으로 손꼽히는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는 ‘브로드웨이 42번가’(7∼8월)와 ‘영웅’(10∼12월)이 막을 올린다. 객석까지 쿵쿵 울려대는 현란한 탭댄스가 압권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올해 초 외국 배우들에 의한 영어 버전이 공연된 바 있지만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다.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국내 배우들에 의한 5년 만의 라이선스 공연. 10여년 전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초연했던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쇼 뮤지컬이라면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웅’은 가슴 뿌듯한 감동을 선사할 대작 역사 뮤지컬이다. ‘명성황후’의 윤호진 에이콤 대표가 안중근 서거 100주기에 맞춰 준비해온 ‘영웅’은 국내 창작물로는 드물게 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초특급 무대다.

◇예술의전당=지난해 화재로 단 한 차례의 공연도 올리지 못했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새해에는 관객을 맞이한다. 현재까지 공연이 확정된 작품은 국내에 소개되는 최초의 이탈리아 뮤지컬이 될 ‘피노키오’(8월 7∼23일). 동화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피노키오’는 이탈리아 뮤지컬 제작사 란시아 컴퍼니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제작진과 배우들이 직접 내한해 공연을 펼친다. 20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 외에도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싱싱싱-사비타 시즌 2’(4월 5일∼5월 3일)와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퀴즈쇼’(11월 말∼12월 말)도 눈길을 끈다. ‘싱싱싱’은 ‘사랑은 비를 타고’를 처음 선보였던 서울뮤지컬컴퍼니가 새롭게 만든 후속작. 김영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즈쇼’는 인터넷 채팅방에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낙인 백수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세종문화회관=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줄리엣’(1월 25∼2월 28일·대극장)을 시작으로 ‘자나 돈트’(2월 6∼3월 31일·M씨어터), ‘버터플라이즈’(3월 21∼29일·대극장), ‘지킬 앤 하이드’(8월 25일∼9월 20일·대극장), ‘침묵의 소리’(9월 4∼20일·M씨어터) 등 5편의 크고 작은 뮤지컬이 선보인다. 지난해 국내 초연됐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2년 만의 앙코르 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프랑스 뮤지컬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 2003년 오프브로드웨이 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록된 ‘자나 돈트’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코믹극으로 ‘맘마미아’의 신시뮤지컬컴퍼니가 제작했다.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통해 소개된 중국 뮤지컬 ‘버터플라이즈’, 조승우 같은 걸출한 뮤지컬 스타를 배출한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 공연, 한·일 합작 뮤지컬 ‘침묵의 소리’ 등도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극장=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인기를 모았던 뮤지컬 작품들의 앙코르 무대로 라인업을 짰다. 1970∼80년 히트곡으로 드라마를 재구성한 추억의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가 내년 1월 재공연되는 것을 비롯해 지난 2004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제목으로 초연돼 벌써 수차례 앙코르 공연을 펼쳐온 ‘신 행진 와이키키’가 2월, 올해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았던 명품 뮤지컬 ‘맘마미아’가 7월, 프랑스 뮤지컬 붐의 원조격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 앙코르 공연이 8월로 각각 예정돼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8월 국립극장 공연에 이어 9월에는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한 차례 더 공연을 갖는다.

◇충무아트홀=‘뮤지컬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잡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은 내년 편수로는 가장 많은 10여편의 작품을 준비했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각색한 ‘마이 스케어리 걸’(3월 3일∼5월 17일·블랙), 체코 뮤지컬 ‘삼총사’(5월 12일∼6월 14일·대극장), 한국어 버전으로 공연되는 ‘돈주앙’(7월 4일∼8월 22일·대극장), 넌버벌 퍼포먼스 ‘풍’(8월 19일∼10월 11일·블랙),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딩싱어’(11월 24일∼2010년 1월·대극장·사진) 등이 내년 처음 선보이는 초연작이라면 동명 영화가 원작인 ‘라디오 스타’(3월 3일∼4월 5일·대극장), 방송국을 무대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온에어’(4월 15일∼6월 27일·블루), 올해 경남 통영에서 초연된 ‘이순신’(4월 17일∼5월 3일·대극장), 배고픈 밴드 이야기를 담은 ‘오디션’(7월 10일∼9월 27일·블루),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와 만날 수 있는 ‘올슉업’(8월 31일∼10월 26일·대극장) 등은 그동안 한 차례 이상 공연됐던 앙코르작이다.

◇샤롯데씨어터=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는 ‘드림걸즈’(2월 27일∼7월 26일)와 ‘오페라의 유령’(9월∼2010년 상반기)이라는 2장의 빅카드를 선택했다. 팝스타 비욘세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돼 화제를 모았던 ‘드림걸즈’는 최근 홍지민, 정선아, 김소향 등 3명의 여주인공이 최종 낙점돼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들 외에도 뮤지컬 스타 오만석과 TV 스타 김승우가 쇼비즈니스계를 휘어잡는 영악한 매니저 역에 더블캐스팅돼 기대를 모은다. ‘드림걸즈’의 바통을 이어받을 ‘오페라의 유령’의 파괴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의 산업화를 견인한 대표작으로 지난 2001년 라이선스 버전 초연과 2005년 외국 배우들에 의한 오리지널 공연에 이어 이번에 또 한번 ‘빅뱅’을 꿈꾸게 됐다.

◇그밖의 공연장=뮤지컬 팬들을 달뜨게 할 작품이 이들 극장에서만 공연되는 건 아니다. 지난해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쓴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를 장식한다. 내년 6월 30일부터 연말까지 공연되는 이 작품에는 조정석, 김무열 등 신예 스타들이 이미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뮤지컬 극장으로 새롭게 꾸며지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과 대학로에 들어설 예정인 CJ아트홀(가칭)에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11월중)와 ‘하이스쿨 뮤지컬’(11월중)이 각각 선보인다. 두 작품은 지난해 초연된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김훈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무대화한 ‘남한산성’은 남한산성이 있는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에서 내년 10월 막을 올린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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