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예술+IT 컨버전스 '상상 이상'을 만든다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11 18:17

수정 2010.04.11 18:17

#사례 1. 미국의 블록버스터 3차원(3D) 영화 ‘아바타’. 지난 6일 기준 총 관객 수는 1331만명, 입장권 수입은 1243억원으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문화예술계에 3D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3D나 4D를 통해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나 ‘맘마미아’와 같은 세계적인 뮤지컬들을 원어의 감동과 조명 그대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3D, 4D 디지털 기술은 기존 오프라인에서 구현되던 문화예술 시장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사례 2. 지난해 말 서울예술대학 졸업작품 발표회장. 디지털아트학부의 남녀 졸업반 학생 다섯 명이 애플의 인기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들고 무대 위에 올랐다. 연주그룹 이름은 ‘디지타’. 디지털 타악기의 줄임말이다. 아이팟을 손으로 두드리니 꽹과리·징·북·장구 소리가 터져 나와 아름다운 화음을 이뤘다.


#사례 3. 멀지 않은 미래에 일반 관광객들은 문화재 보존 문제로 직접 볼 수 없었던 우리의 문화유산 석굴암과 해인사 팔만대장경 등을 홀로그램 전용관에서 세부적인 곳까지 낱낱이 볼 수 있는 날이 온다.

문화·예술계에도 ‘융합(컨버전스)’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만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가 하면 기존에 불가능하던 것을 가능케 해 주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정보기술과 문화의 융합뿐만이 아니라 시와 무용, 미술과 음악의 만남 등 문화예술 영역 간의 컨버전스도 최근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질적 장르가 교차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생성해 내는 ‘크로스오버’가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미 익숙한 표현양식이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되면서 문화기술(CT)이 예술 진화의 원동력이자 콘텐츠 분야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CT를 통해 디지털 아트는 쌍방향 예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뮤지컬은 관객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컴퓨터 작업을 통해 이미지와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관람자가 작품의 제작과정에 참여하거나 미리 프로그램화된 작업을 조작해 최종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책 읽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전자책 단말기, 기존 스윙 분석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시뮬레이션 골프, 닌텐도 게임 등은 문화예술에 첨단 기술이라는 옷을 입혀 블루오션을 개척한 사례다.

출시 4개월 만에 50만대 판매를 돌파한 아이폰 등 스마트폰도 문화예술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음원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1·4분기 멜론 등 주요 음악사들의 음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40% 늘어났다.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12조원 규모의 ‘콘텐츠·미디어·3D 산업분야 발전전략’도 과학기술문화융합 시대에 ‘아바타’와 ‘아이폰’의 시대 열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과학문화융합포럼 이명옥 공동대표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인문사회 등 다양한 분야 간의 정보교류와 공유를 통한 실질적 융합정신은 시대적 대세”라며 “앞으로 문화예술계의 콘텐츠에도 과학기술의 영향에 따른 융합작품이 크게 늘어나 문화예술의 지평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사진설명= 최근 정보기술(IT)에 문화예술이 접목된 문화기술(CT)이 문화예술계의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하이라이트로 3차원(3D) 영상으로 처리돼 화제를 모은 헬리콥터 탈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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