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초고왕,그는 ‘정복의 왕’이자 ‘슬픈 영웅’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1.18 18:06

수정 2010.11.18 18:06

역사 속 베일에 감춰져 있던 '근초고왕'이 브라운관에 되살아나 시청자들을 찾았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근초고왕'(50부작 예정)은 4세기 한강 유역에 터를 잡고 중국 요서 지방과 일본에 이르는 환서해 대제국을 건설한 백제 제13대 근초고왕의 일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신라의 삼국통일로 인해 묻혀버릴 수밖에 없었던 백제의 걸출한 군주 근초고왕의 위대한 업적들을 낱낱이 꺼내 생생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1945' '무인시대' '왕과비' '명성황후' 등을 연출한 윤창범 PD가 연출을 맡았다. 감우성(근초고왕 역), 김지수(부여화역), 이종원(고국원왕역), 한진희(계왕역), 최명길(해비 해소술역), 이지훈(해건역), 이종수(부여찬역) 등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윤 PD는 "중국 기록에도 남아 있는 '백제도래지왕'이라 불렸던 근초고왕, 요서-한반도-일본 열도를 잇는 환서해제국을 완성한 근초고왕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찬란한 백제의 역사를 그릴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백제는 시조(始祖) 온조왕 직계와 장자가 아닌데도 왕위를 계승했던 고이왕(제8대왕)의 후손들 간 왕권 다툼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비류왕은 온조왕 직계로 고이왕계의 적자 부여준을 제치고 11대 왕으로 등극했다. 따라서 그는 백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온조왕 직계와 고이왕계의 왕권 다툼이 없어져야 하며 반드시 적장자 상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장자인 여찬보다 여구(이하 근초고)가 뛰어난 왕재임에도 근초고를 후계로 삼지 않았다. 근초고가 왕위를 계승하면 자신의 사후 백제가 선대의 왕위 다툼과 같은 혼란에 빠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비류왕은 근초고에게 자신의 부친인 흑강공 사훌의 뒤를 이어 상인이 될 것을 명하고, 근초고는 왕궁에서 쫓겨나 할아버지 흑강공 사훌의 저택에서 오직 장사꾼이 되는 교육만을 받는다.

후에 비류왕은 고구려와의 전쟁과 암살 위기를 겪으며 왕위를 근초고에게 넘기기로 결심하지만, 이 사실을 눈치 챈 태자 부여찬은 부여준의 힘을 빌려 아버지 비류왕을 독살하고 그 죄를 근초고에게 뒤집어 씌운다.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한 반역과 존속살해의 무거운 죄를 쓴 근초고는 참수형을 선고받고 죽음을 기다리던 중 할아버지 흑강공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만 구명한 채 국외로 추방된다.

근초고는 후계를 바꾸고자 했던 비류왕의 선택 때문에 아버지 비류왕, 사랑했던 연인 부여화, 자결한 어머니 진비, 조국 등 모든 것을 다 잃고 말았다.

망연자실, 삶의 끈들을 놓아버린 근초고는 작은 배를 타고 요서지역 청하로 떠나던 중 요동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요동은 백제의 뿌리인 부여의 땅으로 그곳 녹산(鹿山)에는 동명성왕의 석총이 있다.
동명성왕의 능을 찾은 근초고는 그곳에서 부여의 공주인 아라와 박사 고흥을 만나고 백제의 근원에 대해 자각한다.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서기 346년 드디어 왕위에 오른 근초고왕은 당시 고구려 제16대 고국원왕과 천하쟁패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 마침내 중국의 요서지방을 수중에 넣고 산둥반도를 중심으로 서백제를 건설했으며, 50여개국으로 나뉘었던 마한의 군소왕국을 통일해 요서-한반도-일본 열도를 아우르는 환서해 대백제를 건설하게 된다.


/moon@fnnews.com문영진기자

■사진설명=4세기 한강 유역에 터를 잡고 중국 요서 지방과 일본에 이르는 환서해 대제국을 건설한 백제 제13대 근초고왕의 일대기를 그린 KBS 1TV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이 50부작 예정으로 지난 6일 첫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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