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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식품독성 전문가 최석영교수 “된장보다 라면이 몸에 좋아”

엄민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20 10:06

수정 2014.11.06 18:21

몸에 안 좋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인스턴트 식품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라면은 자극적이고 나트륨 함량이 많다는 이유로 많이 먹어선 안될 음식으로 꼽힌다. 그런데 라면이 좋은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교수가 있어 화제다.울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의 최석영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최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에서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식품독성 전문가다. 그런 그가 ‘라면은 우리의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며 ‘라면예찬’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 어쩌다가 라면에 관심을 갖게 됐나.

▲ 라면은 성질 급하고 국물요리 좋아하고 매운거 좋아하는 한국인들과 궁합이 맞는 음식이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라면을 다들 근거없이 나쁜 음식으로만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라면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던 것이다. 원래 전공은 라면이 아니라 식품독성이다.

- 라면을 자랑스러워 해야 하다니 무슨 말인가.

▲ 라면은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중국, 동남아 등에서는 오히려 매콤한 한국라면이 인기다. 핸드폰이나 자동차도 우리가 최초로 만든건 아니지만 세계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지 않나. 자랑스러워하는게 맞다.

- 라면이 몸에 좋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 라면은 열량이 적절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모두 들어있다. 계란과 파 등을 넣고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단백질과 비타민도 보충 가능하다. 나트륨이 함량이 높다고 하는데 따져보면 칼국수보다도 낮다. 그래도 불안하면 스프량 조절하고 국물 다 안마시면 된다. 면을 튀긴 기름이 안좋다고 하는데 라면공장에서 사용하는 기름은 제대로 관리되기 때문에 깨끗하다. 방부제를 많이 쓴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라면의 수분은 4%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방부제를 따로 쓸 필요가 없다. 우린 라면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라면의 창시자 모모푸쿠도 매일 점심에 라면을 먹고도 96세까지 장수했다.

- 라면예찬이 대단하다. 라면회사에게 사주를 받은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을 것 같다.

▲ (웃음) 말도 안되는 소리다. 사람들이 라면에 대해 너무 잘 모르고 있고 또 무조건 나쁜쪽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해서 나선 것 뿐이다.


- 평소에 라면은 즐겨먹나.

▲ 즐겨먹는 정도가 아니라 집에서도 먹고 연구실에서도 먹고..5년 전부터 버섯사진을 찍고 다니는 취미를 가졌는데 돌아다니면서 야생초나 버섯을 캐서 라면에 넣어 먹기도 한다.

- 된장이 몸에 좋지 않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안다.

▲ 그렇다. 발효식품은 크게 곰팡이 발효, 균 발효, 젖산 발효로 나눌 수 있다. 된장은 곰팡이 발효에 의한 식품이다. 곰팡이가 발효하면서 나오는 물질이 아플라톡신인데 이 물질이 된장에 많이 들어있다. 아플라톡신은 곰팡이가 발효하면서 만드는 독소로 간암을 유발하는 물질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물질로 꼽힌다. 몸에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식품영양학과 교수지만 약학과 독성학을 전공해서 이런 것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 식품영양학계의 이단아 같다. 앞으로도 이런 상식을 깨는 강의를 계속할 생각인가.

▲ 기회가 된다면 계속하고 싶다.

다음엔 ‘햄버거는 몸에 좋다’는 를 주제로 강의를 해볼까 한다. 다들 당연히 햄버거가 몸에 안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샌드위치와 별 차이가 없는 식품이다.
내 강의를 듣고 학교급식 영양사가 된 제자가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려고 한다면 그 학교 교장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앞으로도 음식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계속 강의를 할 생각이다.

/umw@fnnews.com 엄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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