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예 12년’ 보기 전 원작 먼저 읽어볼까
기사입력 2014-01-24 16:52기사수정 2014-01-24 16:52


<영화 ‘노예 12년’ 보기 전 원작 먼저 읽어볼까>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노예제가 폐지되기 전인 1808년 미국 뉴욕주 사라토가스프링스에서 태어난 솔로몬 노섭은 흑인이었지만 자유인 신분이었다. 그는 탄탄한 교육을 받았고 바이올린도 연주할 줄 알았다. 같은 흑인 여성과 결혼해 자녀 셋을 길렀다.

자유주(州)에서 자유인으로 태어나 30년 이상 자유의 축복을 누리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노섭의 삶은 1841년 어느 날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받고 워싱턴DC로 갔다가 두 남자에게 납치당해 이름을 빼앗긴 채 노예로 팔린 것이다. 노섭은 루이지애나주 레드 강 유역에서 12년 동안 노예생활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 1853년 출간된 ‘노예 12년’은 자유인이었으나 납치돼 12년을 노예로 지내다 풀려난 노섭의 자서전이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받은 동명의 영화는 이 자서전이 원작이다.

해외 언론의 리뷰를 살펴보면 스티브 맥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노섭이 흑인 노예로서 감당해야 했던 고통과 슬픔, 절망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원작에서 가장 폭력적인 장면 중 하나인 노섭의 주인 가운데 가장 잔인했던 에드윈 엡스가 노섭에게 채찍을 건네는 대목을 영화에서 비중 있게 다룬 것이 그 예다.

엡스는 노섭에게 무거운 채찍을 쥐여주며 패치를 때리라고 지시한다. 패치는 날씬하고 우아한 흑인 여성 노예로, 엡스에게는 욕정의 대상이었고 엡스의 부인에게는 질투의 대상이었다.

“30번 정도 때린 후 나는 채찍질을 멈추고 엡스를 돌아보았다. 그만하면 됐다고 해주길 바랐지만” 엡스는 만족하지 않았다. 10~15대 정도를 더 때린 후 노섭이 더는 채찍을 들지 않겠다고 버티자 “엡스는 직접 채찍을 들고 나보다 열 배는 더 세게 휘둘렀다.”

“채찍은 피에 젖어 흥건했고 패치의 양쪽 옆구리로 피가 흘러내려 바닥으로 스몄다. (…) 채찍으로 맞아 살점이 떨어져 나가도 더 이상 몸을 비틀거나 움츠러들지 않았다. 나는 패치가 그렇게 죽는 줄 알았다.”

이에 반해 원작은 비교적 균형감을 갖췄다. 노섭이 노예로 사는 동안 겪은 노예 주인 중에서는 잔인한 사람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도 있었다.

억압받는 흑인과 잔인한 백인이라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따른 영화와는 달리 원작에서 노섭은 노예제에 분노하면서도 그에게 온정적으로 대해줬던 일부 백인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이 책이 흑인 노예 당사자가 직접 작성한 방대하고 상세한 기록이라는 점 이외에도 가치를 높이 평가받는 것은 이러한 진실성 때문이다.

노섭은 마치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처럼 12년 동안의 노예 생활을 담담히 전달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려는 노섭의 태도는 그가 매일 겪어야 했던 폭력, 공포와 극적으로 대비되면서 큰 감동을 자아낸다.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된 한국어판은 이세현 씨가 원문을 살려 충실하게 번역했다. 1853년 원작의 그림, 노래 등을 그대로 실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와 노섭의 연보 등을 추가로 수록했다.

새잎. 316쪽. 8천800원.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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