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발레, 명작이 돌아왔다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07 16:54

수정 2013.01.07 16:54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최근 2∼3년간 새로운 발레가 숨가쁘게 무대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발레계는 '신작 기근'이다. 그렇지만 실망은 금물. 블록버스터 대작부터 드라마, 모던, 창작 등 장르별 명작들이 속속 무대를 꿰찬다. 새해 발레계 코드는 '명작의 귀환'이다.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의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2월 14~17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올해 첫 발레 공연 주자다. 도발적인 줄리엣을 비롯해 강렬한 캐릭터와 감각적인 백색 무대로 시각적 충격을 안기는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럿 부인 역을 맡았던 김주원, 윤혜진의 공백을 스페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세연이 채운다는 점이 새롭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백조의 호수'(3월 8~13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무대를 꿰찬다.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의 UBC '백조의 호수'는 화려한 군무가 특히 볼거리다. 백조·왕자 커플로 슈투트가르트 수석무용수 강효정과 이반 매키가 긴급 투입된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 두 사람은 2년 전 UBC의 '오네긴'을 통해 국내에서도 첫 호흡을 맞췄다. 당시 이반 매키의 물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에 매료됐던 관객이 한둘이 아니었다.

국립발레단이 러시아 전설의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올리는 '라 바야데르'(4월 9~14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올해 국내 발레 공연 중 유일한 신작이자 규모 면에선 최고 블록버스터라는 점에 관심을 둘 만하다. 국립발레단은 1998년 처음 '라 바야데르'를 올린 적이 있지만 스펙터클한 무대에 강한 그리가로비치 안무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무희 니키아, 권력과 사랑에서 갈등하는 전사 솔로르, 매혹적이면서도 간교한 감자티 공주를 둘러싼 사랑, 배신, 복수를 다룬 이야기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UBC의 '발레 한류' 동력인 '심청'(5월 9~12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3년 만에 국내 무대를 밟는다. 한국 전래 동화에 해외 작곡가·안무가의 손으로 빚어진 '심청'은 1986년 초연됐다. UBC는 이 한국식 창작 발레로 세계 발레 강국들을 공략해왔다. 강렬한 음악, 뭉클한 스토리, 애절한 연기에 해외 관객들은 찬사를 보냈다. 새해 무대는 세계를 돌며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심청'을 만난다는 게 포인트다.

국립발레단의 '차이콥스키:삶과 죽음의 미스터리'(6월 28~30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3년 만이다. 보리스 에이프만이 안무한 이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굴곡진 생애를 남자 무용수의 몸짓으로 풀어낸다. 에이프만은 복잡한 감정선을 정확히 계산된 안무로 완성도를 높였다.

여름 싱그러운 계절에 UBC의 드라마 발레 '오네긴'(7월 6~13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돌아온다. 푸슈킨의 동명 소설에 차이콥스키 음악을 덧붙여 만든 이 작품은 드라마 발레 강자인 독일 슈튜트가르트발레단의 인기 레퍼토리다. 스산하면서도 유럽적인 무대도 인상적이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8월 28~31일·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여름이 끝날 무렵 무대에 오른다.

가을엔 국립발레단과 UBC의 모던발레가 격돌한다. 국립발레단은 3년 전 초연했던 '롤랑 프티의 밤' 3부작(10월 11∼13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선보인다.
'아를의 여인' '카르멘' '젊은이의 죽음'의 3부작은 무대 설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대작이다. UBC는 현대발레 거장 3인의 작품을 묶어 '디스 이즈 모던'(10월 24~37일·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을 올린다.
이리 킬리안의 '프티 모르'와 '세츠 단츠', 한스 반 마넨의 '블랙 케이크', 나초 두아토의 '나 플로레스타'를 한꺼번에 맛본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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