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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 시원하게 날리는 스윙.. ‘고원 골프장’에서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30 17:04

수정 2014.10.24 19:52

찜통더위 시원하게 날리는 스윙.. ‘고원 골프장’에서

여름철은 골퍼들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임에 틀림없다.

푹푹 찌는 폭염과 잦은 비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이 오면 되레 상한가를 치는 골프장이 있다. 이른바 '고원 골프장'이다. 저지대 또는 분지형 내륙 골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상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가장 쾌적한 고도는 해발 700m라고 한다.
그래서 그 고도를 '해피 700'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고원 골프장은 대부분 강원도에 집중돼 있다.

그렇다면 고원 골프장이 혹서기에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비고원 골프장과의 기온차 때문이다. 작게는 4도에서 크게는 10도까지 차이가 나는데 그만큼 쾌적한 라운드가 보장된다는 방증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골프장 중 여름철 평균기온이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 정선 하이원CC다. 해발 1100m에 위치해 있어 우리나라 골프장 중 최고원에 자리 잡은 이 골프장은 혹서기인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의 평균 기온이 26도 안팎이라고 한다. 같은 고도에 위치한 강원도 태백의 오투CC도 마찬가지다.

이 시기가 되면 고원 골프장들은 이른바 '성수기 요금'을 별도로 책정해 배짱 영업을 한다. 비수기와 비교해 그린피가 많게는 10만원까지 올라도 예약이 넘쳐난다. 금요일 그린피를 주말 그린피와 똑같이 받는 극성수기 요금을 별도로 책정하는 곳도 있지만 빈 자리가 없을 정도다. 특히 대단위 리조트 단지 내에 위치한 골프장일수록 인기가 높다. 가족 단위의 여름 휴가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피가 가장 높게 책정된 골프장은 해발 900m에 위치한 전북 무주의 무주 덕유산CC로 주중 20만5000원, 주말22만5000원으로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 버금간다. 특이한 것은 이 골프장의 경우 주중, 주말 그린피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CC는 성수기 요금이 주중 15만원, 주말 22만원이다. 태백의 오투CC는 주중, 주말 구분 없이 15만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용평CC, 용평버치힐CC, 알펜시아CC, 휘닉스파크CC 등 이른바 '평창 벨트'도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성수기 요금을 받고 있다. 그중 알펜시아는 회원제인 트룬 코스에 한해 극성수기인 8월 16일까지 주중, 주말 구분 없이 비회원 기준 20만5000원의 그린피를 받고 있다. 휘닉스파크는 요일별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어 예약 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성수기 요금을 책정하지 않은 고원 골프장도 있다. 해발 600m에 자리 잡은 강원도 횡성의 웰리힐리CC다. 이 골프장은 가족단위 휴가지로 제격인 대단위 리조트시설을 갖추고 있는데다 평창벨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주중 15만원, 주말 20만원의 평상시 요금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게다가 리조트 투숙객에 한해서는 그린피를 할인해 주고 있다. 이 골프장 오원석 총지배인은 "빼어난 접근성과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36홀 코스, 그리고 대단위 리조트시설 등 하드웨어를 감안한다면 이른바 '성수기 마케팅'을 하고도 남는다"며 "하지만 그보다는 경향 각지의 골퍼들에게 웰리힐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더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으로 평가되고 있는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은 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고원 골프장이다. 해발 760m에 위치한 이 골프장은 성수기 요금을 별도 책정하지 않은 대신 인터넷 회원인 연회원에 가입하면 그린피를 정상가에서 주중 3만원, 주말 1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경기도권 유일의 고원 골프장으로 분류되는 포천 대유몽베르CC는 성수기에 오히려 다양한 이벤트로 요금을 할인해주고 있다. 궁예가 마지막을 보냈다는 명성산의 수려한 산자락에 자리한데다 산정호수가 인접해 있어 여름철 힐링코스로는 안성마춤이다.
골프장 내에 게스트하우스 성격의 골프텔이 있어 장기 체류도 가능하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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