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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선수는 우리들의 천사”..강원도 정선 폐광촌에 울려퍼진 ‘장하나 찬가’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31 15:01

수정 2014.08.31 15:01

31일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하이원CC에서 열린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 4라운드에서 갈래초등학교 골프부원들이 자신들의 멘토인 장하나의 우승을 염원을 담은 손 현수막을 들고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31일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하이원CC에서 열린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 4라운드에서 갈래초등학교 골프부원들이 자신들의 멘토인 장하나의 우승을 염원을 담은 손 현수막을 들고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정선(강원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 수상자인 장하나(22·비씨카드)가 '천사'로 통하는 곳이 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한읍 갈래초등학교(교장 홍순호) 골프부원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장하나는 그렇게 불린다. 그 이유는 장하나가 어린 꿈나무 골퍼들의 '멘토'가 되면서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장하나가 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작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이후 4년만에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총상금 8억원)이 KLPGA투어로 다시 열리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양자를 '멘토'와 '멘티'로 맺어준 것은 하이원리조트였다. 당시 유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던 KLPGA가 하이원리조트 측에 학교를 지정해주면 도와주겠다고 제안했고 하이원리조트가 갈래초등학교를 지정했던 것. 그러자 KLPGA는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 춘천인 '강원도의 딸' 장하나에게 멘토링을 부탁했다. 장하나는 협회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 시골 초등학교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그리고 장하나는 곧장 학교를 찾아 아이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은 물론 서울서 직접 준비해온 골프 용품으로 가득찬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500만원의 후원금도 쾌척했다. 크리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그 해 겨울에 강원도 폐광촌 어린 골프 꿈나무들에게 있어 장하나는 평생 잊지 못할 '산타'였던 셈이다.

그런 그들이 9개월여만에 감격의 재회를 했다. 지난 29일 고한읍 하이원CC(파72·6567야드)에서 개막한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다. 대회 개막 사흘전인 지난 26일 골프장에 입성한 장하나는 아이들 때문에 두 차례나 감동을 받았다. 첫 번째는 골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아이들의 이름으로 골프장 진입로에 걸려있는 응원 현수막 '장하다! 장하나 프로 챔피온은 하나'를 보고서다. 두 번째는 1라운드 때 미리 준비한 손 현수막을 들고서 18홀 내내 자신을 따라 다니며 열렬히 응원해준 모습에서였다.

물론 '의리파'인 장하나도 그에 대한 화답을 했다. 1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골프부원들을 저녁 식사에 모두 초대해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또 다시 500만원의 후원금을 내기로 악속했다. 장하나는 그날 저녁 식사 때 "너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말로 아이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2라운드서 장하나는 그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아주 통 크게 지키므로써 아이들의 자긍심을 한껏 고취시켜 주었다. 무려 7타를 줄여 3타차 단독 선두(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에 올라 시즌 2승째를 예약한 것.

갈래초등학교에 골프부가 만들어진 것은 하이원리조트의 영향이 컸다. 하이원리조트가 2008년에 여자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08년에 골프부를 창단해 현재 5명의 꿈나무들이 프로 골퍼의 꿈을 키우고 있다. 거기에 하이원리조트의 폐광지역 골프 꿈나무 지원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됐다. 하이원리조트 사회공헌위원회가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2012년~2013년 2년간 강원도내 골프 꿈나무 총 56명에게 1억4300만원이 지원되었다. 갈래초등학교 골프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또 있다. 하이원리조트가 강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기부금 중 일부가 지원되도록 하고 있다.

하이원리조트의 골프를 통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하이원스포츠단 산하의 골프단은 그 중 하나다.
강원도 출신 프로 골프선수 후원을 통한 지역 스포츠 활성화 기여를 목적으로 창단된 골프단의 선발 기준은 강원도 소재 초, 중, 고 졸업자 이거나 본적이 강원도인 자, 또는 강원도 지역 거주자, 그 중에서도 폐광지역 4개시·군 출신이 우선이다. 장하나는 하이원리조트의 후원 선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갈래초등학교와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하이원리조트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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