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골프,골프인]한국서 새로운 도전 꿈꾸는 LPGA 출신 여민선프로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2 17:45

수정 2011.01.12 17:45

“뭔가 도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성격이라서요. 워낙 궁금한 것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시간이 부족할 정도에요.”

18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접고 또 다른 도전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프로 골퍼’ 출신 여민선씨(39)는 기대감에 가득 찬 눈치였다. 열 세 살에 골프를 시작한 그가 첫 도전을 시작한 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지난 1994년. 1993년 10월 열린 서울여자오픈에서 주디 디킨스(미국)라는 선수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계기가 됐다.

“당시로는 최연소였던 열 아홉 살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하면서 어설픈 자만심으로 스스로 볼을 꽤나 잘 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주디 디킨스와 경기를 하면서 그 자신감이 산산이 부서졌죠. 그 일이 있은 뒤 디킨스가 활동하는 미국 무대는 어떤 곳일까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를 물리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죠.”

부모님의 반대 속에 맨 손으로 시작한 미국 생활을 생각보다 고단했다. 골프 레슨으로 생활비를 충당했고 밤에는 사이프러스 칼리지에서 영어를 배우는 생활이 이어진 것. 프로 골퍼를 위한 전문 대학인 PGCC(Professional Golfers Career College)를 졸업한 그는 플레이어 웨스트라는 미니 투어를 거쳐 2000년 꿈에도 그렸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기대감 속에 시작한 LPGA 투어 생활은 부상으로 얼룩졌다.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등이 심해지면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부터 볼을 잘 치는 연습에만 매달렸을 뿐이지 골프를 위한 체력 운동에는 너무 무지했어요. 그래서 뒤늦게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죠. 그러면서 골프를 위한 몸을 만드는 것이 더 만족스럽게 골프를 즐기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트레이닝에 공을 들이게 됐어요.”

결국 2005년을 끝으로 LPGA 투어 생활을 정리한 그는 2006년부터 미주 중앙일보에 ‘파워 스트레칭’이란 칼럼을 연재하면서 골프 트레이닝 전도사로 나섰다. 미국 전역으로 방송되는 TVK24라는 케이블 채널에서 LPGA 투어 해설을 맡는 한편 리포터로도 활약했고 일식 요리사 자격증과 태권도 검은 띠를 따는 등 도전은 계속됐다.


“어떤 분들은 제게 ‘욕심이 많다’고 말씀하시곤 하지만 전 모든 사람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재능이 주어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재능을 꺼내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늘 ‘내가 무엇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프로 골퍼, 방송인, 칼럼니스트, 일식 요리사 등 끊임없이 도전을 즐긴 그는 6개월 전 귀국해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척추 전문 한방병원인 자생한방병원이 오는 1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웰빙센터에 오픈하는 골프클리닉 ‘더 제이(the J)’에 합류하게 된 그는 레슨을 비롯해 개개인에게 맞는 운동 프로 그램과 치료법 등을 전수한다는 계획.

한국 나이로 마흔이지만 꾸준한 트레이닝을 통해 20대와 같은 몸을 자랑하고 있는 그는 곧 골프를 하면서 겪은 시행 착오와 미국 생활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엮어 ‘여민선의 골프 스트레칭’이라는 책을 내고 작가로도 변신할 예정이다.
트레이닝을 하면서 현역 시절보다도 더 나은 몸 컨디션을 유지하게 된 그는 다시 투어에 도전한다는 행복한 계획도 세우고 있는 상황. 지난해 LPGA 클래스 A-2(회원번호 08-0124)가 된 그는 인터뷰와 테스트 등으로 눈 코 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행복에 겨워 했다.

“골프라고 하면 용어부터 어려워 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제가 봐도 어떤 레슨 책들은 너무 어려운 말로 풀이 된 게 많더라고요. 골프를 즐기는 모든 분들이 더 쉽고 편안하게 골프를 접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제 목표에요. 제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꺼내야죠.(웃음)”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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