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학 포커스] 청년,날다..CEO의 세계로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25 18:41

수정 2009.06.25 18:20

▲ 프레젠테이션 컨설팅 및 영상편지 대행 업체인 미래키움 대표 박기웅씨(아주대 산업공학과 3년)는 학창시절 도전적인 정신으로 창업을 할 경우 성취감은 물론, 설사 취업을 한다 해도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혀줄 등불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간 뿐만 아니라 대학 개방에 따라 세계 대학과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되는 무한경쟁 상황에 놓여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우리 대학 및 대학인들의 도약 의지와 노력을 다양한 시각에서 심층 진단하는 '대학 포커스' 면을 신설, 매주 금요일 게재한다. <편집자주>

글로벌 악재로 시작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청년 실업률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고 있다. 대학 입학시험 관문을 거쳐 대학생이 되면 취업이라는 더 어려운 과제가 놓여 요즘 대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 준비에 들어간다.

학교성적 관리와 함께 자격증, 토익·토플 등 공인 영어성적, 각종 고시 준비 등 이른바 ‘스펙(Specification)’을 올리기 위해 죽기 살기로 매달린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학생 때부터 창업을 목표로 벤처 등 기업을 설립,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들도 있다. 비록 적은 숫자지만 이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패기와 열정으로 하루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청년 실업가’를 꿈꾸는 대학생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봤다.

김범진씨(26)는 올해 1월 인터넷 토론 사이트와 교육 업체인 ‘CIZION’을 창업한 ‘초보 CEO’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3학년을 휴학 중인 그는 2년간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1월 직원 8명의 소규모 업체를 창업했다.

CIZION은 Civillization(문명)의 약자로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문화 창출’을 모토로 하는 교육·인터넷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20대 학생의 꿈과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리어 관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 사업으로는 중·고교 등 학교 리더십 프로그램을 조직·연구·지원하는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시작단계라 어려운 점이 적지 않지만 올해 말에는 수익 창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취업 문제를 많이 고민했으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주대 산업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박기웅씨(26)는 프레젠테이션 컨설팅과 영상편지를 대행하는 ‘미래키움’ 대표다. 박 대표는 20세부터 여러 창업 아이템에 도전하다 ‘미래키움’을 지난 2006년 시작해 3년째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학생이다 보니 사업 운영과 학업을 병행하는 어려움이 물론 있다”며 “그러나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사회에 접목,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실무를 같이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초·중·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학생들은 취업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는데 생각을 조금만 바꿔 창업을 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며 “만약 회사를 접고 취업을 하게 된다 해도 학교만 다닌 학생보다 조직 생리 등에 대한 파악이 빨라 더욱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제 및 금융관련 컨설팅 회사인 ‘아스트랄에셋’을 운영하는 김윤정 대표(25)는 이화여대 국제학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국제학 대학원에 진학한 김씨는 해외 마켓 리서치 업체와 사모펀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김 대표는 “한국시장에 대한 해외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해외투자가들이 우리나라 경제 실정을 너무 모른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국내에서 빨리 기반을 잡아 많은 해외투자가와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메가브레인 24세 이강일 대표

위자드웍스 표철민 대표(25)와 메가브레인 이강일 대표(24)는 국내 대학생 최고경영자(CEO) 대표주자로 꼽힌다.

세계 최초 e러닝 집중력 향상 소프트웨어 ‘알파브레인’을 개발한 메가브레인 이 대표는 현재 아주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알파브레인은 현재 유명 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 EBSi, 두산에듀클럽, 서울디지털대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올 7월에는 현 서비스의 확장판이 나올 예정이다.

경기 안산의 한국디지털미디어고 3학년 때 얻은 아이디어를 대학 진학 후 상품화에 나서 불과 3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해 메가브레인의 수익은 2억원으로 올해는 1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본격 창업에 나섰지만 중3 때부터 여러 사업 경험을 쌓은 유망한 ‘청년 실업가’다.

그는 중2 때 홈페이지 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고1 때는 10대 전용 아바타 의류 쇼핑몰로 ‘2002년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에서 2000만원의 투자금까지 받았다. 물론 사업을 실현하기에는 개발비가 부족해 투자금을 돌려주고 사업을 접었지만 이 때부터 사업의 성공 요건은 ‘끈기’라는 값진 교훈도 얻었다.

때문에 이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열정과 끈기’를 주문한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된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벤처기업 CEO에 대한 허상에 얽매이지 마라”며 “경험을 쌓고 발전해 나가는데 재미를 느끼고 단기간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다보면 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위자드웍스 25세 표철민 대표

국내에 ‘위젯(widget)’을 처음 소개한 벤처기업 위자드웍스 표 대표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위자드웍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웹 2.0 서비스 전문 벤처기업으로 다양한 블로그위젯을 제공해 위젯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위자드웍스는 창업 1년 만에 미국 유력 정보기술(IT)지 레드헤링(Redhering) ‘아시아 100대 유망 벤처기업’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돼 국내 최대 웹서비스 시상식인 ‘웹 어워드 코리아 2007’에서 인터넷·정보서비스 부문 최우수상 및 인기상 등 2관왕을 수상한 ‘알짜 기업’이다.

‘위젯’이란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작은 아이콘 형태로 만들어 웹브라우저를 통하지 않고도 구동시키는 작은 프로그램 장치로 웹 2.0시대의 총아로 불린다. 지난해 위자드웍스의 수익은 10억원선, 올해는 20억∼3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위자드웍스는 표 대표의 3번째 창업으로 그의 첫 창업은 지난 1999년 중3 때다. 도메인 등록 초창기였던 당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도메인 등록 제공 사이트를 오픈한 표 대표는 하루에 5000여명의 방문, 100여개 도메인 등록 등 폭발적 반응이 이어지자 ‘다드림 커뮤니케이션’을 창업했다.

‘다드림 커뮤니케이션’은 카이스트, 에버랜드 등 주요 기관의 도메인을 만드는 등 도메인 등록 대행업계 3위까지 올라섰으나 16세, 중3 어린 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린 나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003년 폐업했다.

이후 대학에 입학한 뒤 휴대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개인정보 교환 기술을 실용화하는데 성공, 특허청에 등록하는 등 기술을 개발하고 컨설팅 업체를 창업하는 등 2006년 본격적인 사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표 대표는 “자신만의 기술과 열정이 있다면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학점이나 스펙에 얽매이지 말고 배짱을 갖고 젊은 정신으로 부딪쳐 나간다면 남들보다 두 세 걸음 앞서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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