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사이버대의 반란 "일반대학 비켜라"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5 17:44

수정 2012.03.05 17:44

원격교육기관인 사이버대학은 오프라인 독립 교사(校舍)를 잇따라 준공,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한 차원 높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최근 주요 사이버대학에 젊은 고졸 진학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 내 르네상스관에서 경희사이버대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다.
원격교육기관인 사이버대학은 오프라인 독립 교사(校舍)를 잇따라 준공,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한 차원 높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최근 주요 사이버대학에 젊은 고졸 진학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 내 르네상스관에서 경희사이버대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다.

 사이버대학교가 젊어지고 있다. 사회적인 인식변화로 종전의 '재교육기관'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일반 대학처럼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사이버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8년 고등교육기관으로 승격된 후 사이버대학 재학생 1만명 돌파, 오프라인 교사 설립 등의 외형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버대가 최근 3년간 고졸 진학자까지 꾸준히 증가하면서 온라인 대학을 뛰어넘어 오프라인 대학과의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접어들고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최근 3년 새 10대 진학 2배 증가

 5일 한양사이버대와 경희사이버대 등 주요 사이버대학에 따르면 이들 대학의 올해 고졸 진학자(19세)는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었다.

 한양사이버대는 3학년 편입학생을 제외한 1학년 입학생 정원 1834명 가운데 고졸 진학자는 약 150명(8.0%)으로 지난해(4.3%)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2010년 1학년 입학생 대비 고졸 진학자 비율(2.8%)의 3배 수준으로 최근 사이버대학에 고졸 즉시 진학자가 크게 늘고 있음을 반영했다. 경희사이버대도 이번 2012학년도 고졸 입학자 비율이 약 13.9%로 2011학년도(11.1%)보다 소폭 늘었고 2010학년도(6.58%)의 2배 이상 수준으로 증가했다.

 고졸 진학자 증가로 최근 사이버대학 입학설명회 풍경도 달라졌다.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김광재 학과장은 "지난해 고등학교 진학교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입학설명회에 고교 60곳이 참석했다"면서 "학생들이 먼저 사이버대학 진학상담을 해오자 사이버대학 입학설명회를 찾아오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 학과장은 "이는 불과 2∼3년 전과도 다른 경향으로 학생들을 면담해본 결과 지방대를 합격하고도 사이버대로 진학한 이가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방·전문대 등 '위협'

 이 같은 10대 진학자 수의 증가는 사이버대학의 위상이 현저히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이버대학은 2000년대 초반 재학생수 1000명 안팎 수준이었으며 주로 직장인들의 재교육, 만학도들의 평생교육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정식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승격과 한양, 경희, 한국외대 등 주요 사이버대학이 최근 2년 내 사이버대학원까지 잇따라 설립하는 등 온라인 교육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사이버대학은 기존 오프라인 대학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09년 전문대 재학생의 사이버대 편입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전문대학은 이미 사이버대학을 경쟁대학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10년 새 달라진 학생들의 수업 환경도 사이버대 진학 추세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경희사이버대 관계자는 "요즘 학생들은 중·고교부터 인터넷 강의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사이버대학의 온라인 수업 방식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기업 등에 대해 '고졸 취업' 등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사이버대학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 유병태 부총장은 "사이버대야말로 교과부의 '선 취업 후 진학' 정책에 가장 적합하다"며 "이에 따라 많은 고졸 근로자들이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사이버대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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