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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한방음악치료’ 개척 경희대 이승현 교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03 22:08

수정 2010.03.03 22:08

“‘음악이 치료에 도움이 될까’라며 불신하던 환자가 몸이 좋아졌다고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한방음악치료’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음악치료센터 이승현 교수(47·사진). 그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한의학을 접목시켜 몸의 호전을 도와주는 한방음악치료를 전파하고 있다. 실제 뇌경색, 중풍, 마비환자, 우울증, 갱년기 환자들이 한방음악치료로 도움을 받았다.

이 교수가 한방음악치료에 관심을 가진 것은 대학원 때다. 이화여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대학원에 진학한 후 성대결절 때문에 진로를 바꿔야 했다. 그가 택한 것은 음악사. 졸업 논문인 ‘국악과 서양음악 비교’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국악의 5음을 한의학책에서 발견했다.


이후 국내에 음악치료가 도입되자 1998년 경희대 한의대 박찬국 교수를 찾아갔다. 5음이 한의학책에 있는 이유를 풀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이 교수는 음악을 알았지만 한의학에 대해 몰랐고 박 교수는 음악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박 교수에게 1주일에 한 번씩 한의학 강의를 듣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듬해에는 박 교수의 연구조교로 예과 1학년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내친김에 한의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땄다.

그는 “한의학을 4년 동안 공부하면서 한의학과 음악의 음양 관계에 대해 깨닫게 됐다”며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아직도 미개척 분야라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우리의 몸과 감정을 동일하게 생각한다. 사람의 감정인 기쁨(심장), 분노(간), 생각(비장), 근심(폐), 슬픔(폐), 공포(신장), 놀람(신장)에 따라 몸의 건강함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다.


치료는 안 좋은 장기에 맞는 음악을 골라 듣거나 소리를 내거나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로 국악을 사용하지만 모차르트, 베토벤 등 서양음악을 적절히 사용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임상연구 결과에서도 일반적인 병원 치료와 한방음악치료를 병행해 받으면 병의 호전이 더 빨라졌다”며 “앞으로 한방음악치료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해 이롭게 쓰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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