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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친환경 도시텃밭’ 조성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31 18:48

수정 2010.03.31 18:48

“강동구로 오셔서 텃밭 한 번 가꿔 보세요.”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은 본격 농사철 시작과 함께 강동구민은 물론 서울시민들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이 구청장은 멀리 있는 농촌으로 떠나지 않고도 서울에서 친환경 먹을거리를 직접 재배하고 여가생활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조성해 놓았다. 관내인 둔촌동 118의 1 일대에 조성한 ‘친환경 도시텃밭’이 바로 그곳이다.

텃밭 규모는 6411㎡로 이곳에 가면 상추, 배추, 고추 등 계절별 모든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사실 이 같은 주말농장식의 텃밭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강동구에서는 강일, 고덕, 암사지역 305농가가 27만5000㎡에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씨를 뿌려 재배하고 수확한 이익금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구청장은 이들 농가의 농산물 재배에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말 것을 유도했다. 자가퇴비를 만들어 친환경농작물을 직접 재배, 수확하도록 권유했다. 친환경 영농법을 권장한 것인데 이 같은 농법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구청장이 친환경 영농법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관내의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아토피 때문에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를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결국 이렇게 농사 지어서 나온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됐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이 구청장은 “친환경 급식을 해야 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서울의 지방자치단체장은 한 명도 없겠지만 이를 그대로 실천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어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관내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친환경 농사를 권장해야 했고 이들 농산물을 모두 사들여 학교급식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서울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관내 5개 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급식’을 실시하게 됐다는 것. 옳다고 믿는 생각을 각고의 노력 끝에 실행에 옮겼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 구청장은 “농산물에 농약을 써서는 안 되고 축산물에는 항생제 사용이 없어야 한다”며 “쇠고기는 한우로 한정하고 수산물은 국내산이어야만 이들 학교 급식재료로 납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이 세운 학교 급식재료 선정 원칙인 셈.

강동구는 이 같은 친환경 농산물의 학교급식을 위해 지난해 총 4억32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16개 학교로 확대, 2만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보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산물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인근 경기 양평군과 지난해 11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구청장은 “내년에는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친환경 농산물 급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 밥상은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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