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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공공외교 추진 3년째 마영삼 초대 대사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15 17:35

수정 2014.11.01 13:05

[fn 이사람] 공공외교 추진 3년째 마영삼 초대 대사

여든의 유대계 미군 참전용사는 한국전이 끝난 지 56년 만인 2009년 한국전 참전 기념 메달과 감사증서를 전달받고 무척이나 감격스러워 했다. 50여년 전 전쟁의 포화 속에서 배운 아리랑은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아 그들의 안식일인 금요일이면 식구들 앞에서 아리랑을 불렀다고 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 참석한 그의 손자, 손녀들은 할아버지가 50여년 전 이렇게 훌륭한 일을 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했다. 그를 찾아내 훈장을 걸어준 당시 주이스라엘대사관 공관장인 마영삼 대사(사진)에게 한달 후 한 통의 비보가 전해졌다. 노병의 부인은 그가 메달을 받고 3주 후 세상을 떠났으며, 직전까지도 메달 수여식은 생애 최고의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자랑했으며 한국이 자신을 기억해준 걸 기뻐했다고 전했다. 노병과 같이 한국대사관에서 메달을 받은 생존 이스라엘의 한국전 참전용사는 25명이었다.


마영삼 외교부 공공외교 대사가 외교현장에서 기억하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의 한 장면이다. 마 대사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초대 공공외교 대사에 임명돼 공공외교 정책을 이끌고 있다. 공공외교가 무엇이냐는 숱한 질문에 그는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미국은 9·11 테러를 기점으로 반미주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후 미국을 알리는 일에 상당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도 자국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일종의 국가이미지 개선작업인 셈이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공공외교를 추진한 지 3년째가 되는 해다. 마 대사는 "그간 생소했던 개념에 대한 우리 내부의 공부가 있었고, 이후 조직과 예산을 확보했고 전략도 수립했죠. 공공외교를 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세계인을 상대로 매력적인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한국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중 한.중.일 3국 간 공공외교는 우리 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동북아의 정치·역사적 갈등을 공공외교를 통해 일정 부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 9월엔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반관반민으로 열린 첫 한·중 공공외교포럼에서 우리 측은 중국에 양국 공동의 공공외교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중국 측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마 대사는 "중국 정부의 중국 알리기와 한국의 한국 알리기가 함께 진행되면 한·중 관계 증진에 탄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공공외교 포럼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 경색으로 국민과 국민의 관계마저 악화되는 건 양국 모두 불행한 일입니다. 청소년 문화교류 등 다양한 공공외교 활동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공공외교는 동아시아의 갈등을 풀 수 있는 열쇠입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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