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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춘절(春節)에 생각하는 세가지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7 16:55

수정 2013.02.07 16:55

2013년 음력 정초를 맞은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의 불만은 무엇인가. 대답은 "설 연휴가 너무 짧다"이다. 9일은 토요일, 10일은 일요일이니 정작 공짜로 얻는 휴일은 11일 월요일 하루뿐이다. 통틀어 사흘밖에 못 노는 휴일도 짧은 터에 그것도 휴일과 겹쳐서 얻은 것이니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그래도 중국 사람들은 좀 낫다. 과거처럼 정월 대보름까지 15일간은 못 놀아도 1주일 동안의 춘절(설)은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설이나 춘절을 모르는 나라의 사람들은 동양 3국인의 정서를 이해못하리라.

①설 명절은 한국인에겐(중국인도 마찬가지지만)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계절이다. 한가위 명절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때마다 물귀신처럼 따라붙는게 바로 교통사고다. 특히 설 연휴가 짧을수록 교통사고 건수가 많아진다는 통계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 동안의 설 연휴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것을 보면 5일 연휴 때는 하루 평균 372~381건이었으나 3일 연휴 때는 443~451건이었다. 그 원인은 연휴기간이 짧을수록 교통량 집중과 도로 혼잡이 심해지고 자연히 운전자의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구나 이번 설에는 직전에 내린 폭설과 한파로 빙판길이 녹지 않을 전망이다. 귀성이건 행락이건 목숨이 문제가 된다면 충분히 조심해야 한다.

②명절 연휴기간이면 가족간의 상봉도 즐겁지만 관광은 더욱 즐겁다. 일본인과 중국인들은 대거 한국을 찾는다. 쏟아져 들어온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많다. 올해도 중국인이 6만3000명가량 온단다. 관광업계에서는 이들을 중국식으로 '유커(遊客)'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대목을 만났다고 들뜬다.


그런데 올해 대목에는 '유커'의 양대축의 하나인 '요시코상'이 빠지고 '왕서방'이 홀로 그 자리를 메운다고 한다. 왕서방들이 요 며칠 사이 명동, 남대문시장과 백화점의 주역이 될것이다.
한국 점포들의 입을 찢어지게 만드는 큰손들이 몰려오니 이 아니 기쁠쏜가. 한국 상인들이여 '니하오'만 연습 말고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하면 불역낙호(不亦樂乎)아'도 연습하는 게 어떨꼬.

③일본인들이 빠지는 이유는 '엔저(低)' 때문이란다. 엔화 가치가 부쩍 내려갔으니 일본 여행객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질 수밖에. 오늘도 도쿄 지요다구 관저에서 돈을 찍어내는 아베군(君)이 이래저래 여러 사람 골탕먹이는군.

ksh910@fnnews.com 김성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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