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알뜰주유소 입찰, 뒷말없는 기준 마련을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7:16

수정 2014.10.28 04:30

[차장칼럼] 알뜰주유소 입찰, 뒷말없는 기준 마련을

알뜰주유소 입찰을 앞두고 관련업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입찰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알뜰주유소 공급자 입찰이 휘발유 부문과 경유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는 것이다. 현재 공급자(S-OIL,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와의 계약이 6월에 끝나지만 현재까지 입찰공고도 나오지 않고 있다. 과거와 달리 입찰패턴이 바뀔 수 있다며 업계에선 말들이 무성해졌다.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알뜰주유소 휘발유 공급에 참여해 온 삼성토탈이 올 하반기에 경유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서면질의를 요청한 결과 주무부처인 산업부 역시 검토안 중 하나라는 취지의 답변을 건넸다. 당시 답변서는 "경유의 경우 별도 경쟁입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산업부는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알뜰주유소용 석유 공급자 입찰을 진행해 왔다.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에 경쟁입찰을 붙여 2개 공급자를 선정한 후 2개 공급자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타 업체 중 1곳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가격을 맞출 수 있는 기타 업체는 삼성토탈밖에 없다.

두 번의 입찰을 거치는 동안 정유업계에선 불만이 많았다.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삼성토탈이 참여한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선 지난 2012년 입찰 당시 삼성토탈의 휘발유 품질이 기존 공급조건 기준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유만 따로 떼어 입찰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삼성토탈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이 때문에 산업부가 삼성토탈의 경유 공급시기에 맞춰 입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토탈이 경유 공급자로 참여하려면 일정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토탈은 석유화학제품과 함께 경유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시험가동 중이다. 이르면 6월 중 경유 생산이 가능하지만 현재까지는 설비를 시험가동하며 성능을 조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유 생산이 늦어질 수도 있다. 업계에선 주무부처가 삼성토탈의 생산시점을 고려해 입찰조건을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산업부는 "특정 업체와 상관없이 가장 합리적인 입찰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알뜰주유소는 사실상 정부가 기름 값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한 정책 중 하나다. 시세보다 싸게 기름을 공급하는 주유소를 곳곳에 둬 주변 주유소들이 기름 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저렴하게 기름을 받아 공급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민에겐 혜택이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다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오는 6월 진행되는 입찰에선 뒷말이 나오지 않길 기대해 본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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