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여야 재보선 누가 웃을까

오풍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8 17:38

수정 2014.10.24 20:57

[오풍연 칼럼] 여야 재보선 누가 웃을까

7·30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15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만큼 작은 총선으로 불린다. 역대 최대 규모의 재·보선이다. 마지막까지 여야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선거는 정말 모른다.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일부러 엄살을 떨기도 한다. 이번 선거 역시 여야 어느 쪽도 자신들이 우세하다고 큰소리치지 않는다. 고도의 선거전략임에 틀림없다. 몇 가지 변수가 있긴 하다. 야권 후보 단일화, 유병언 시신 발견, 유대균 검거, 세월호 특별법 등도 선거에 영향을 줄 듯하다.

막판 선거판을 뜨겁게 달군 것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다. 서울 동작을 지역과 경기 수원에서 새정치연합·정의당 간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동작을 정의당 노회찬 후보, 수원병(팔달) 손학규·수원정(영통)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로 단일화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에 세 불리를 느낀 양당이 연대를 한 셈이다. 국민을 우롱하는 구태정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손을 맞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치공학적 선거 연대에 대해 야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 동작을을 보자.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에 공천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정무부시장을 차출해 이 지역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그러자 '486 운동권' 출신으로 기 전 부시장과 20년 지기였던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강력히 반발했다. 그럼에도 허씨는 기 후보를 도와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기 후보가 전격 사퇴하고, 노회찬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게 됐다. "나도 죽고 기동민도 두 번, 세 번 죽었다". 허씨는 씁쓸함을 이처럼 토로했다. 기 후보의 사퇴를 텔레비전 보고 처음 알았다니 얼마나 허탈했겠는가.

야권 연대는 누가 보더라도 나눠먹기 식으로 비친다. '묻지마 식 연대'를 비판해 왔던 안철수 대표 측도 허탈해하고 있다. 명분도, 원칙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손학규 후보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나눠먹기 식으로 하는 것은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우원식 최고위원도 "(지도부 등은) '당대당 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런 원칙은 어디서 결정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당 지도부가 비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의 이 같은 행태를 여당이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수도권 선거구 3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한 데 대해 "이 추악한 뒷거래 정치를 반드시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공동대표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한 후보 나눠먹기 연대에 대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패륜공천'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전략공천한 기동민 후보를 기어이 사퇴시키는 더 가혹한 2차 패륜을 저지른 이유가 뭔지, 제1야당 지도부가 유일한 선거구인 서울 선거구에서 사퇴하고 수원을 도모하려는 그 정치적 이득이 무엇인지 아예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남 순천·곡성에서는 유권자 혁명이 일어날 조짐도 보인다. 이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이정현 전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여수MBC·순천KBS가 공동 여론조사를 벌인 데 따르면 지지율은 이 후보가, 당선 가능성은 서 후보가 각각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지지도에서 이 후보가 38.4%, 서 후보가 33.7%를 얻어 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서 후보가 40.8%로 나타나 26.4%를 얻은 이 후보를 따돌렸다.

역시 판단은 유권자 몫이다.
야권의 선거연대에 대한 답이나 이정현 후보의 국회 입성 가능성도 유권자가 키를 쥐고 있다. 선거혁명이 일어날까.

poongyeon@fnnews.com 오풍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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