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싱크홀 떠들썩.. 우리의 과제는?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19 17:06

수정 2014.10.23 23:33

[차장칼럼] 싱크홀 떠들썩.. 우리의 과제는?

싱크홀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싱크홀은 지하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 동굴이 붕괴되면서 갑자기 땅이 푹 꺼져버리는 현상이다. 대부분이 지하수 이동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지하수의 저주'로도 불리는 싱크홀은 크기가 해외에서는 무려 지하 수백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크기나 발생 빈도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 국토 대부분이 단단한 화강암층과 편마암층으로 이뤄져 있어 자연적으로는 땅속에 빈 공간이 잘 생기지 않아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제는 싱크홀 안전지대가 아니라 위험지대로 변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인근 공사장에서 싱크홀이 계속 발생하자 전문가 등과 공동조사를 통해 이 일대 지하동공이 무려 8개나 된다고 발표했다. 지하동공의 길이가 무려 80m에 달하는 곳도 발견됐다. 이어 18일에는 추가로 5곳이 발견됐다. 서울시는 또 이 원인으로 지하수의 자연적인 이동이 아니라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장의 굴착공사 때문으로 추정했다. 쉽게 말해 차도 밑에 지하철 노선을 위한 굴착이 이뤄지고 있고 이 사이에 커다란 구멍(동공)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동공 위의 지반이 힘을 지탱하지 못하면 그대로 주저앉게 되고 이게 바로 싱크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동공이 서울 최고 번화가 도심 밑에 10여개가 넘고 그 크기도 80m에 달하는 곳도 있어 자칫 싱크홀이 발생하면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서울 잠실지역으로 지나다니기를 꺼리고 있다. 자신이 예고도 없이 언제 땅속으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 조사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석촌지하차도를 떠받치는 기둥 25개 이상이 가로로 금이 간 상태다. 건축에서 세로 금은 안정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라 붕괴 위험이 없지만 가로로 금이 가는 것은 붕괴가 오기전 생기는 현상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19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무려 53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자연현상이 아닌 하수 누수에 따른 지반손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석촌지하차도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현상이 아닌 공사 등으로 인한 인위적 현상이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파악해 싱크홀 우려가 높은 전국 19곳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을 포함해 수도권 광역철도 및 대형건축물 건축현장 등에 대해 설계부터 시공과정 전반에 걸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단편적인 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를 계기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지하지도를 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는 "흙의 두께나 지하수의 흐름 등에 대해 정확한 지질도를 만들어 토목공사에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상처난 대한민국을 어루만지고 우리 국민에게 치유의 선물을 주고 돌아갔다.
싱크홀은 앞서 발생한 대형 참사들보다 더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연현상이 아닌 명백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명한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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