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제2의개인정보유출 없어야/최갑천기자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22 17:26

수정 2010.03.22 17:26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은 탓이다.'

최근 한 대형 유통업체에서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고 피해자의 넋두리다.

비록 유출된 시점이 수 년 전으로 드러났지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신상과 관련한 정보이다 보니 피해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안전문가들도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사회 문제화됐던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의 충격이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더욱 크다.

2008년 2월과 9월에 발생한 옥션과 GS칼텍스 개인정보유출 사건은 당시 국내 인터넷이용자 30%가 넘는 1081만명과 1125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정부는 물론 기업들은 하나같이 대책 마련에 나섰고 국민 역시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대책의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가졌다.


하지만 같은 결과가 되풀이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객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돼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온라인몰은 공지를 통해 유출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지만 2차 피해에 대한 후속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즉 기업은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도 그것이 공론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이를 밝힐 필요가 없다. 도리어 기업 이미지 실추를 두려워해 이를 감추기에 급급하다.

정보보호를 위한 완벽한 대안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술적인 보안조치를 하지 않고 방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기업은 고객정보를 상업적으로만 활용하는데 집중하지 말고 이를 보호하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닫기를 바란다.
아울러 정부 및 관계기관 등은 이렇듯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친다고 하지 말고 미연에 소를 잃지 않는 외양간을 만들고 어떻게 하면 침입자들이 외양간을 부수고 소를 훔쳐갈 수 없는지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cgapc@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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