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아이패드의 충격,한국은 뭣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05 16:46

수정 2010.04.05 16:46

애플의 널빤지(태블릿) PC 아이패드가 3일(현지시간)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의 3종신기(三種神器)를 앞세워 정보통신(IT)의 생태계 변혁을 주도하는 애플의 기세가 무섭다. 애플신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는 실리콘 밸리의 한 매장에 나타나 추종자들의 아이패드 구입을 독려했다. 이날 하루에만 예약분을 포함해 70만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패드는 동영상·전자책(e북)·신문·게임을 한몫에 해결한 통합기기의 챔피언이란 평가를 받는다. 융합이라는 시대 흐름을 적절하게 반영한 제품이란 뜻이다.
이처럼 글로벌 IT 생태계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내 모바일 환경은 척박하기 이를 데 없다. 최근 구글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국내 구글폰 사용자들을 위한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키로 했다. 게임의 사전심의를 놓고 당국과 마찰을 빚은 끝에 사전심의를 거부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 역시 같은 이유로 앱스토어 내 게임 카테고리 문을 닫았다. 작년엔 유튜브가 인터넷 실명제에 반발해 동영상 업로드와 댓글을 차단하기도 했다.

게임 사전심의나 본인실명제 등은 한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며 나름대로 존재 이유가 있다. 그러나 콘텐츠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소프트웨어(SW) 혁신 시대에 이 같은 법과 제도는 생태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다. 일부 부작용은 사후적으로 걸러내면 된다. 이미 만든 법이 문제라면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일일이 사전심의를 받는 풍토에서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할 SW 개발을 기대하긴 어렵다.

아이패드 출시는 애플에 LCD와 칩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에도 긍정적이다. 한편으론 왜 휴대폰·PC·TV 시장의 세계 최강자인 우리 기업들이 애플과 같은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콘텐츠가 문제라면 규제를 확 풀어 애플처럼 전 세계 젊은이들을 상대로 SW를 아웃소싱하면 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포털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정보통신기술(ITC) 업계의 법·제도적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천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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